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 한경DB
김현권 민주당 전 국회의원의 국회와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가 대구경북 지역과 정치권에서 화제다.
김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1대 국회에서 180석의 거대 여당으로 등장한 민주당이 단독과반을 역사상 두 번째로 차지했지만 탄핵의 성과를 제도화하는 데 실패했다”며 “이번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다시 기회가 주어진 것을 천우신조라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의원은 ‘22대 국회에 바란다’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20대 국회는 탄핵을 했다. 광화문 광장을 뒤덮은 열기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87년 6월항쟁에 버금가는, 어떤 면에서는 능가하는 민중들의 행동이었다. 탄핵의 결과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다”고 전제한 뒤 “21대 국회에서 180석이란 거대여당으로 등장한 민주당이 단독과반을 역사상 두번째로 차지하고 코로나라는 재난상황에 힘 입어 압도적 다수의석을 확보했지만 탄핵의 성과를 제도화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1대 국회의 과제는 탄핵의 성과를 제도화하는 것이었다”며 “87년 6월항쟁이 직선제 개헌을 제도화함으로써 이후 한국사회의 틀을 만들었듯이 21대 국회는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비로소 다수의석을 확보한 시간에 탄핵의 국민적 성과를 제도화하는 과제가 있었으나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6월항쟁=직선제 개헌을 연상하는 그 어떤 개혁의 성과물도 21대 국회는 남기지 못했다”며 “검찰개혁, 언론개혁에 몰두했지만 당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고 부동산 등의 대응에 미숙함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180석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권력을 내주고 말았다”며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운 180석 압도적 다수 정당이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고 검찰공화국의 탄생을 맞았다”며 “세계 정치사에서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싶다”고 술회했다.
그는 “21대 국회는 정치개혁을 전면에 내세워야 했다. 모든 성공한 개혁은 자신에게 먼저 칼을 대며 시작한다. 국민 정서상으로도 정치개혁이 우선이다. 그런데 검찰개혁을 들고 나왔다”며 “ 국민은 정치가 문제라는데 정작 180석 민주당은 검찰이, 언론이 문제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은 신이 났을지 모르나 국민들의 우려는 깊어 갔다”고 평가했다.
김 전의원은 “21대 민주당의 180석 의석은 정당하지 않았다. 현행 소선거구제의. 단순다수 대표제의 결과물이었지 민의의 합리적 반영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전히 강고한 지역주의와 소선거구제가 결합해 진영대립과 극한적 투쟁이 국회를 지배하고 사실상 정치가 실종 되었음에도 민주당은 눈감았다. 단순다수 대표제의 승자들은 ’공정‘을 잊었다.”고 썼다.
그는 “만일 21대 국회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정치개혁을 우선적 과제로 제시하고 선거법 개정, 나아가 헌법 개정까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 새판을 짜는 진정성을 보였다면 그 다음 사회개혁도 국민들의 동의와 성원 속에 가능했을 것이라 믿는다”며 “박근혜 탄핵과정에서 분출된 국민적 열기도 담아내고 이 나라를 한 단계 더 높은 국가로 새로운 공화국을 여는 정치의 성숙함을 보여줬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의원은 “이제 22대 국회를 우리는 맞이한다. 국민들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문제는 ’정치‘다. 더 이상 극한대립을 지양하고 타협하고 대화하고 미래로 나아가라고 한다. 그것이 제가 현장에서 느낀 바닥 민심이다”고 호소했다.
김 전의원은 “민주당에 다시 기회가 주어진 것을 천우신조라 여겨야 한다. 윤석열이 마련해 준 175석이자 192석이다”며 “ 역사에서 기회를 이렇게 반복해서 준 사례는 잘 없다. 180석이 정당하지 않았듯이 175석도 정당하지 않다. 국민들은 175석에 대한 평가를 다음 대선에서 할 것”이라며 모멘토모리 라고 글을 맺었다.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활동한 김 전의원은 이번 4.10총선에서 경북 구미을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그의 부인인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상북도당 위원장(전 경북도의원)은 대구경북에서 야당소속으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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