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보복 나섰지만 확전 피했다…이란 "핵시설 타격 없어"

입력 2024-04-19 18:38   수정 2024-04-20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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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19일 이란의 보복 공습에 맞서 이란 본토에 대한 재보복을 감행하면서 ‘5차 중동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공격 규모가 제한적이긴 했지만 이란의 핵시설이 있는 지역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고강도 경고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익명의 미 관료는 “이스라엘이 핵시설을 표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 핵시설에도 긴장감 고조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이 재보복을 감행한 시점은 현지시간 기준 새벽 4~5시로 추정된다. 공격 지역은 이란 중부 이스파한주의 주도 이스파한과 인근 도시인 가흐자베레스탄이다. 이 지역엔 다수의 군사기지와 군 시설이 있을 뿐 아니라 핵시설도 있다. 특히 이스파한은 6일 전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300기가 넘는 미사일과 자폭 드론(무인기)을 쏘아 올린 장소 중 하나로 알려졌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미국에서 수입한 F-14 톰캣 전투기가 배치된 주요 군 공항도 있다. 이스파한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440㎞ 떨어져 있고, 이란에서 세 번째로 인구(220만 명)가 많은 도시다.

이스라엘군의 공격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 국영TV가 드론 세 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을 뿐 이스라엘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일부 이란 매체는 이스라엘로부터 공격받은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란은 폭발 발생 후 국내 공항 운영을 중단했다가 이를 재개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핵 시설도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맥컬리 미국 예비역 소장은 CNN에 “핵시설이 있는 이스파한을 겨냥함으로써 ‘이란의 방어를 쉽게 압도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란, 핵비확산 조약 어기나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질 경우 이란이 ‘핵무기 미보유’ 원칙을 깨고 핵무기 제조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 혁명수비대 핵 안보 담당 사령관인 아흐마드 하그탈라브는 전날 “이스라엘이 우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핵시설을 공격한다면 우리의 핵 원칙과 정책 그리고 이전에 발표한 고려사항을 모두 재검토할 수 있다”며 핵 프로그램을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이란은 공식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 중에서는 유일하게 핵무기에 가까운 수준까지 우라늄 농축도를 높인 국가다. 2003년 핵무기 미보유·미사용 원칙을 천명했지만 이스라엘과의 분쟁이 격화하면 핵무기 제조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는 것은 이란이 핵 비확산 조약을 어기고 핵폭탄 개발을 서두르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짚었다.
○美 “이스라엘과 라파작전 공유”
이번 공습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미국이 개입했는지 여부다. 미 국방부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하고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이란의 불안정한 행동”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선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계획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NBC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하기 전 미국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국은 이란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공격에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으로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이 계획 중인 라파 지상전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격퇴라는 목표를 공유했다고 발표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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