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성인페스티벌'…취소된 줄 알았는데 '반전'

입력 2024-04-20 09:21   수정 2024-04-20 09:44



일본 성인 비디오(Adult Video·AV, 성인물) 출연 배우들이 등장하는 '성인 페스티벌'(2024 KXF The Fashion)이 6월 중에 개최된다.

2024 KXF The Fashion' 성인 페스티벌(이하 KXF) 주최사 '플레이조커' 측 관계자는 20일 한경닷컴에 "6월에 서울에서 행사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며 "민간 시설을 대여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성인 페스티벌과 관련한 논란에 "공공 공간에서 개최하는 게 아니라면 관여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플레이조커 관계자는 "이 발표를 보고 행사 재개를 계획한 건 아니지만, 계속해서 관련 내용들을 모니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플레이조커 측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허위 사실의 기괴한 프레임에 오세훈 서울시장, 이재준 수원시장, 김경일 파주시장이 놀아나고 있다"며 "여성단체가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로 키우던 개가 누구인지 드러났다"면서 자신들의 행사 개최를 막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후 오 시장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세훈TV에 '서울시 성인 페스티벌 논란! 명확하게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게재했다. 오 시장은 영상에서 "성인 전용 공연과 관련해 서울시가 남녀차별을 한다고 보는 분들이 계셔서 아마 많이 실망하고 섭섭하셨을 거 같은데, 그와 관련해 입장을 전한다"면서 "앞으로 서울시는 이런 종류의 공연이 열리고 말고 하는 데 대해서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공공 공간일 때는 서울시가 법에 규정된 범위 내에서 관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성인페스티벌은 본래 20일부터 21일까지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의 민간 전시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여성단체 등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혔고 수원시도 전시장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는 점 등에 비춰 이 행사가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에 저촉된다고 판단, 해당 전시장 측에서 대관 취소를 요청했다.

이후 주최 측은 대체 장소로 경기도 파주를 선택했지만, 파주시 역시 "성을 상품화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행사"라며 대관 장소를 취소했다.

주최 측은 서울 잠원한강공원의 선상 주점 '어스크루즈'에서 열겠다고 행사 장소를 재공지했지만,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어스크루즈 운영사에 공문을 보내 사실상 이를 불허했다. 본부는 공문을 통해 "성인 페스티벌은 성 인식 왜곡, 성범죄 유발 등이 우려돼 선량한 풍속을 해한다"며 "하천법 및 유선 및 도선사업법 규정에 따라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금지한다"고 전했다.

시는 행사를 개최할 경우 고발 조치는 물론 어스크루즈 임대 승인 취소·하천점용허가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강행 시 어스크루즈 주변을 막고 전기를 끊는 등의 초강수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주점에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알려졌지만, 강남구 역시 "성을 상품화하고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해당 페스티벌 개최를 막기 위해 압구정 거리에 있는 식품접객업소 300여개소에 '식품위생법 위반행위 금지 안내' 공문을 전달했다"며 "식품위생법 제44조 및 제75조에 의거, 해당 페스티벌 개최 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사회적으로 문란을 일으키고 있는 해당 페스티벌이 강남구에서 개최되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결국 주최 측은 18일 "방금 일본 여배우 소속사와 긴급회의를 마쳤다"며 출연 배우 신변 보호를 위해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플레이조커 측은 "일본 소속사는 각 지자체가 떠들썩하고 나라가 들썩일 정도로 여성단체의 반발이 극에 달한 이 상황에서 행사에 참여하는 여배우의 신변이 보호될 수 있냐는 입장"이라며 "일본 소속사 측은 '신림역 칼부림 사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있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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