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에만 샀어도 수익률 50%.
시중은행 1년 정기 예금 수익률(연 2.65% 기준)의 19배다. ‘껄무새’(~할걸과 말을 반복하는 앵무새가 합쳐져 만든 신조어)도 아쉬워할 종목이다. 코스닥 시가총액(2500억원) 343위 와이솔 이야기다. 27일 주가는 8870원으로 6개월 전(2023년 10월 27일 6100원)과 비교해 45.41% 올랐다. 지난 25일엔 52주 신고가인 9130원을 찍기도 했다.
와이솔은 국내 유일의 RF(Radio Frequency·무선 주파수) 부품 회사로 휴대폰이 통신을 하기 위해 필요한 RF 부품을 개발 및 생산·판매하는 곳이다. 2008년 9월 사업의 핵심인 SAW(Surface Acoustic Wave) Filter 기술력을 가지고 삼성전기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휴대폰은 정상 작동하기 위해 LTE, 5G 등 모든 통신 방식을 수용해야 하고 다양한 휴대폰 기능에 필요한 송·수신 주파수 등 수많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야 한다. 휴대폰 한 대에는 대략 40여개 이상의 표면 탄성파 여과기(SAW Filter·안테나 밑에 위치해 안테나가 수신하는 휴대폰 통신에 필요한 특정 주파수를 표면 탄성파를 이용해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면서 데이터·음성 등의 수신이 가능하게 하는 부품)와 송·수신 전환기(Duplexer)가 사용되는데, 와이솔은 SAW Filter·Duplexer 뿐만 아니라 안테나 스위치·저잡음 증폭기(LNA·Low Noise Amplifier) 등 다양한 반도체 소자와 단품을 결합한 RF 모듈 제품을 국내외 휴대폰 제조사에 공급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한국법인을 중심으로 중국 천진과 베트남 하노이에 생산법인, 일본엔 연구개발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일본법인과 협업을 통한 제품 개발과 SAW Filter·Duplexer를 생산하는 핵심 공정인 팹 공정을 통해 RF 칩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베트남 법인은 한국서 만들어진 RF 칩을 통해 PCB 등을 활용해 패키징하거나 다양한 반도체 소자와 결합하는 모듈화 공정을 통해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샤오미·오포·비보 등 휴대폰 제조사다. 최근에는 차량용 RF 부품 시장에도 진출해 LG전자·LG이노텍에 납품하고 경쟁사로는 일본 무라타·미국 퀄컴 등이 있다.
지난해 매출 3697억원, 영업이익 1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처 비중으로는 삼성전자 55%, 중국 휴대폰 업체 43%, LG전자 등 차량용 고객사가 2%다. 대신증권은 올해 매출 4310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27일 와이솔 관계자는 “중장기 성장을 위해 두 가지 핵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올해 경영 전략을 밝혔다. 그는 “최근 2년간의 연구로 PA가 포함된 모듈 제품(PAMiD·필터+스위치+전력증폭기)을 개발했다”며 “하반기 PAMiD 시장에 진출할 것이며, 2~3년 내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차량용 RF 부품 시장에 영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생산되는 자동차의 TCU(Transmission Control Unit·전송 제어 장치)에는 휴대폰과 동등한 수준의 RF 부품이 탑재돼 통신을 수행하고 있다”며 “차량용 RF 부품 시장은 전기차·자율주행차 성장으로 연평균 15% 내외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LG전자와 3년여 전부터 협업을 했다”며 “올해 이 분야에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퀄컴이 독식한 시장에서 2~3년 내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러한 사업 동력을 바탕으로 2027년 매출 7000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에 도전한다.
총 주식 수는 2818만6941주로 최대주주는 대덕이 지분 약 34%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 6.03%, 자사주 1.83%다. 외국인 지분율은 4.95%로 유통 물량은 50%가 넘는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1336억원과 토지 112억원, 건물 399억원 보유 중이다. 시가총액(2500억원)의 70%가 넘는 수준이다.
RF 부품 시장에 중국업체들의 공습이 이어지는 건 부담이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통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경쟁 심화로 중국 정부가 무차별적 지원을 축소하고 있고 낮은 기술력 때문에 큰 폭의 적자가 나 1~2년 내 가격 경쟁은 사라질 것으로 업계에서 판단하고 있다.
호실적 기대감에 올해 증권사 리포트는 5개 나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매출 1084억원(전년 대비 13.1% 증가)과 영업이익 72억원(93.3% 증가)으로 추정된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판매 호조 속 HS 필터의 신제품 매출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추정치를 상회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는 HS 필터 매출 의미에 대해 “Saw Filter 등 단품 중심에서 필터 모듈 매출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고 연간 매출이 올해 첫 4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올해 영업이익률은 5~7%를 예상하고,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기존 7600원에서 목표주가를 1만원으로 상향했다.
최승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2022년 경쟁 심화와 코로나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지난해 흑자전환했고 올해 신제품發 성장이 재개된다”며 “턴어라운드 초입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주요 소재의 가격 하락 및 내재화를 통한 원가 구조 개선과 전방 수요 회복에 따른 가동률 개선을 반영해 10년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 추정치를 기존 대비 1.1% 상향 조정(ROE 7.4%→8.5%)했다”며 가장 높은 목표주가 1만1000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24.01% 상승 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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