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16일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공사비를 3.3㎡당 1300만원으로 올리는 계약을 체결했다. 역대 최고가인 서초구 방배삼호 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 공사비(3.3㎡당 1153만원)를 웃도는 가격이다.
신반포22차는 잠원동 65의 33 일대에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2개 동 160가구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강남권 역세권(지하철 3호선 잠원역) 단지라 투자자 관심이 높다.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조합은 현대엔지니어링과 3.3㎡당 569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후 원자재값이 폭등하고 인건비, 안전 관리비 등이 크게 늘자 현대엔지니어링이 3.3㎡당 1390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해 논란이 일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 7년간 공사비 원가가 크게 오른 부분을 반영했고 소규모 단지여서 원가 부담이 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합은 내부 반발이 작지 않았지만 협상단을 꾸려 시공사와 접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신반포22차 조합 관계자는 “공사비 자체도 올랐지만 기존 ‘힐스테이트’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로 변경하면서 10%가량의 인상 요인이 추가됐다”며 “공사비가 더 들더라도 고급 단지로 자리매김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예비비가 200억원 정도 포함된 것인 만큼 실제 공사비는 3.3㎡당 1132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남권 정비 사업지조차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자 조합이 자발적으로 공사비를 올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2월 시공자 선정 입찰 공고를 낸 용산구 갈월동 남영동업무지구 제2구역 재개발 조합은 공사비로 3.3㎡당 1070만원을 제시했다. 갈월동 92 일대에 지하 6층~지상 34층, 아파트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복합청사, 업무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마포구 도화동 마포로 1-10지구 재개발 조합도 지난해 3.3㎡당 930만원에 입찰공고를 냈지만 유찰돼 최근 3.3㎡당 1050만원으로 공사비를 올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값뿐만 아니라 안전관리, 층간소음 규제 등에 따른 비용도 적지 않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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