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국제해상운임 대표 지수인 SCFI는 지난 19일 전주보다 0.7% 오른 1769.54를 기록했다. 가파른 내리막을 끝내고 지난달 29일 이후 3주 연속 상승했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주요 항로의 중장기 계약 운임까지 반영한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 역시 석 달 만에 처음 반등했다.
작년 내내 900~1000 안팎을 맴돌던 SCFI는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이 시작된 지난해 말 이후 한 달 만에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올 1월 말엔 2239.61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무력 갈등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글로벌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해상 운임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29일엔 1730까지 후퇴했다.
그랬던 SCFI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건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호 공격으로 중동 위기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다. 상승폭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소에 상장된 상하이~유럽 항로 컨테이너 운임 선물지수는 지난 15일 2047.8에서 19일 2629.2까지 28% 치솟았다. 상장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홍해와 수에즈 운하의 병목 사태가 장기화하고 이에 따라 해상 운임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체메이차오 중국 이데선물 연구원은 “올 2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컨테이너선 인도가 이뤄지면서 선복량이 증가하면 운임이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제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3분기엔 전통적 성수기인 8월이 포함돼 있어 운임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까진 홍해 병목 사태가 상반기까지 지속되는 문제라고 가정했지만 이젠 3분기까지 연장되는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잇따라 운임 인상에 나섰다. 세계 2, 3위 머스크와 CMA-CGM은 5월 초 운임을 약 25%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하파그로이드와 MSC는 5월 1일부터 운임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