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붙자 다시 뛰는 해상운임…"홍해 병목 사태 3분기까지 지속"

입력 2024-04-21 19:06   수정 2024-04-22 02:06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 충돌로 중동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풀 꺾이던 해상 운임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해상 단기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주 연속 올랐고,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유럽 항로 운임의 선물지수는 단 1주일 만에 30% 가까이 뛰었다. 올 상반기만 지나면 풀릴 것으로 기대됐던 홍해 병목 사태가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1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국제해상운임 대표 지수인 SCFI는 지난 19일 전주보다 0.7% 오른 1769.54를 기록했다. 가파른 내리막을 끝내고 지난달 29일 이후 3주 연속 상승했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주요 항로의 중장기 계약 운임까지 반영한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 역시 석 달 만에 처음 반등했다.

작년 내내 900~1000 안팎을 맴돌던 SCFI는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이 시작된 지난해 말 이후 한 달 만에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올 1월 말엔 2239.61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무력 갈등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글로벌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해상 운임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29일엔 1730까지 후퇴했다.

그랬던 SCFI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건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호 공격으로 중동 위기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다. 상승폭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소에 상장된 상하이~유럽 항로 컨테이너 운임 선물지수는 지난 15일 2047.8에서 19일 2629.2까지 28% 치솟았다. 상장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홍해와 수에즈 운하의 병목 사태가 장기화하고 이에 따라 해상 운임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체메이차오 중국 이데선물 연구원은 “올 2분기에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컨테이너선 인도가 이뤄지면서 선복량이 증가하면 운임이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제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3분기엔 전통적 성수기인 8월이 포함돼 있어 운임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까진 홍해 병목 사태가 상반기까지 지속되는 문제라고 가정했지만 이젠 3분기까지 연장되는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잇따라 운임 인상에 나섰다. 세계 2, 3위 머스크와 CMA-CGM은 5월 초 운임을 약 25%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하파그로이드와 MSC는 5월 1일부터 운임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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