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2일 08: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가 의약품 유통기업 지오영을 품는다. 지오영 전체 몸값은 약 2조원으로 책정됐다. 지오영 창업자인 조선혜 회장은 지분을 팔지 않고 회사에 남아 주도적으로 경영을 이끌어가기로 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블랙스톤과 지오영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인수 대상은 블랙스톤이 보유한 지오영의 지주사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71.25% 전량과 이희구 지오영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지분 6.76% 중 일부다. MBK파트너스는 지오영 지분 100% 기준 기업 가치를 약 2조원으로 책정했다.
지오영은 대웅제약 영업본부장 출신인 이희구 회장과 인천병원 약제과장 출신인 조선혜 회장이 2002년 세운 회사다. 국내에 지역별로 난립한 의약품 유통업체를 인수해 전국적인 영업망과 유통망을 갖추며 성장했다. 의약품 도매업체로는 최초로 광역 물류시설을 구축하기도 했다.
블랙스톤은 2019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지오영 전체 몸값을 1조1000억원으로 책정해 지오영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다. 블랙스톤은 조 회장과 공동 경영을 하면서 지난해 2월 동종업계 2위 업체인 백제약품 지분 25%를 깜짝 인수하는 등 볼트온 전략을 이어가며 회사 가치를 키웠다. 블랙스톤은 지오영 매각을 마무리하면 5년 만에 약 두 배의 수익을 내게 된다.
지분 매각을 고민했던 조 회장은 지분을 팔지 않고 MBK파트너스와 공동 경영을 이어가기로 했다. 조 회장은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21.99%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의약품 유통업계에 막강한 네트워킹과 영업력을 구축하고 있는 인물로 지오영의 실질적인 회사 경영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오영은 지난해 그룹사 연결 기준 4조43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4조2295억원) 대비 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762억원)보다 14% 늘어난 869억원을 기록했다. 지오영 개별 기준으로는 매출 3조63억원, 영업이익 672억원을 거뒀다. 단일 법인 기준으로 연 매출 3조원 돌파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를 통틀어 지오영이 처음이다.
지오영은 고부가가치 의약품을 유통하는 제3자 물류와 4자 물류 사업을 발판으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경영권을 인수하게 되는 MBK파트너스도 조 회장과 손잡고 물류 경쟁력을 더욱 키워 회사 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오영은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첫 조 단위 '빅딜'이다. 자본시장 냉각기가 이어지며 지난 1분기에는 조 단위 딜이 한 건도 없었다. 업계에선 MBK파트너스가 물꼬를 튼 만큼 2분기에는 대형 딜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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