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올 1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증권가는 주택부문의 원가 부담에도 해외수주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2일 "현대건설의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는데 현대엔지니어링 매출이 급성장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북미 계열사와 배터리 공장 현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국내 건축·주택 매출도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19일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조5453억원, 영업이익 250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7%와 44.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84억원을 기록하며 38.4% 늘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주택 부문의 견조한 실적과 샤힌 프로젝트 등 국내 사업이 본격화되고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등 해외 대형현장의 공청이 가속화됨에 따라 매출·영업이익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60.3% 증가한 9조51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인 29조원의 32.8% 규모다.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2단계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로 인한 해외 수주액은 5조4539억원이다. 수주잔액은 91조251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7% 상승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의 회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주택부문 위험은 여전히 크지만 북미 계열사 공장 증설, 중동과 동유럽의 프로젝트 확대로 이를 상쇄하는 중"이라며 "신규 원전 프로젝트는 한국,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별도기준 주택부문 원가율이 기존 추정치대로 9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선되는 시점은 내년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주택부문 원가율은 과거보다 높은 91%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는 다만 현대건설의 해외수주가 다소 더뎌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주처 사정으로 수주가 유력했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 및 취소됐다"며 "30조원대로 커진 외형을 고려하면 1조원 미만의 해외수주가 주가 모멘텀이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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