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첫 운행을 앞두고, 코레일은 이날 대국민 KTX-청룡 시승행사를 열었다. 부산행 열차에 취재진 70여명과 국민 시승단 330여명이 탑승했다. KTX-산천 등 기존 열차보다 한층 빠르고 쾌적해진 KTX-청룡을 미리 경험해봤다.
KTX-청룡은 최고 시속 320㎞(영업속도 기준)로 달린다. 100%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초고속 열차다. 기존 KTX의 최고 영업속도는 시속 300㎞다. 다만 당분간은 KTX-청룡도 최고 시속 300㎞로 운행하게 된다. 선로 용량 등의 문제 때문이다. 노준기 코레일 여객마케팅처장은 “오송~평택 구간 2복선화 사업이 완료되는 2027년 이후부턴 시속 32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당장 다음달부터 KTX-청룡 탑승 시 이동시간 단축 효과를 볼 수 있다. 정차역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KTX-청룡은 경부선 기준 서울역, 대전역, 동대구역, 부산역에만 선다. 서울역~부산역 기준 2시간17분 소요된다. 기존 경부선 KTX가 평균 5~6개 역에 정차해 서울부터 부산까지 2시간35분~2시간41분 걸리는 걸 감안하면, 18~24분의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KTX-청룡의 호남선 구간은 용산역과 익산역, 광주송정역에만 정차한다. 운행시간은 1시간36분이다. 기존 KTX(약 1시간55분)에 비해 이동시간이 줄어든다. KTX-청룡은 다음달 1일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2대가 투입된다. 주중엔 경부선 2회, 호남선 2회 운영을 한다. 주말엔 열차 두대를 연결한 ‘중련’ 운행 방식으로 경부선에 4회 투입한다.
운행 구간은 앞으로 점차 넓어질 전망이다. 먼저 2027년부터 KTX-청룡 17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작년 3월 발주를 마쳤다. 코레일 측은 “수원·인천발(發) KTX와 평택~오송 2복선 사업 등 고속철도 신규 노선 건설에 따라 전국적으로 운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감속 성능이 대폭 개선되 것도 KTX-청룡의 특징이다. KTX-청룡은 동력분산식 열차다. 동력원이 각 열차 칸마다 배치돼 있다는 얘기다. KTX-산천 등 열차 맨 앞과 맨 뒤에 동력차가 있는 동력집중식 열차와 달리, 동력분산식 열차는 가속·감속 성능이 우수해 출발과 정지할 때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시속 3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KTX-청룡(3분32초)이 KTX-산천(5분16초)보다 1분44초 짧다. 이 같은 동력분산식 열차는 역 간 거리가 가깝고 터널과 교량이 많은 국내 철도 환경이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력분산식 열차라 머리칸과 꼬리칸에도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만큼 수송 효율도 대폭 향상된다. 10량짜리 기준 동력집중식 열차는 1량과 10량을 기관차 용도로만 사용하고 나머지 8량에만 승객을 태울 수 있지만, 동력분산식은 10량 모두를 승객 칸으로 활용할 수 있다. KTX-청룡의 총 좌석 수는 515석이다. KTX-이음(381석), KTX-산천(379석) 등보다 많다.
객실 내부도 훨씬 쾌적해졌다는 평가다. 좌석마다 개별 창문이 설치된 게 특징이다. 앞뒤 두개 좌석당 하나의 대형창이 설치된 KTX-산천과 비교된다. 앞으로 뒷사람이나 앞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햇빛 가리개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220V 콘센트와 무선충전기, USB포트 등도 좌석마다 설치돼 있다.
의자와 무릎 사이 거리도 106㎜(KTX-산천)에서 126㎜로 확대됐다. 차체 폭도 2970㎜에서 3150㎜로 커졌다. 와이파이 AP도 2량 1개소에서 1량 2개소로 대폭 늘어난다. KTX-청룡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높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까지 1만7884명이 KTX-청룡(5월 1~19일 기준)을 타겠다고 예매했다. 예매율은 33.1%로, 동시간대 열차와 비교할 때 약 2배 높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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