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의 문제로 대학의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작 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잘 마련해주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현재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23년 기준 경희대가 4302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양대 3451명 △성균관대 3927명 △연세대 4142명 △고려대 3358명 순이었다. 국립대의 경우 서울대 1452명으로, 대부분의 국립대도 1500여 명 안팎의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국내 학생 수 감소로 대학이 내린 해결책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해외 유학생 수는 크게 늘어났다. 2004년 1만 6832명이었던 해외 유학생은 2012년 8만 6878명, 2022년 16만 6892명으로 급증했다. 18년 만에 10배나 늘어난 셈이다.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은 평균적으로 같은 학과 한국 재학생에 비해 20% 높다. 또한, 국내 학부 학생들의 등록금은 동결되는 반면 외국인 유학생들의 등록금은 꾸준히 인상됐다. 문제는 대학이 외국인 신입생을 늘리는 데만 집중한다는 점이다. 현재 외국인이 우리나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능력 시험(TOPIK) 2급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2급은 전화나 소개를 할 수 있는 정도로 대학 내의 빠른 강의 속도를 따라가거나 국내 학생들과 토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수도권 A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강의를 이해할 수 있냐는 질문에, "빠르게 말하면 80% 정도만 이해할 수 있다. 보통 노트북으로 동시통역 기능을 켜놓고 강의를 듣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학생 신분으로 국내 대학에서의 적응도 녹록치 않다. 수업 내용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유학생을 바라보는 한국 학생들의 시선은 날이 서있기도 하다.
국내 학생들과 커뮤니케이션이 힘들기 때문에 외국인 유학생은 대학 내 팀플에서 '기피 대상 1호'로 뽑힌다. 한 A대학 재학생은 "중국인 2명 이상이면 B라고 생각한다"며 유학생들에게 거부감을 표했다. 때문에 유학생들이 한국 친구를 사귀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한 중국인 유학생은 "한국인 친구는 한 명도 없다, 교내 중국인 유학생 커뮤니티가 있는데 그것을 이용해서 친구를 사귄다"고 답했다. 그나마 중국인의 경우 유학생 중 대다수를 차지하기에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지만 일본인이나 다른 국가의 유학생들의 경우 이 마저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이정빈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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