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마호텔 개발에 등장한 신세계…차주 지위 승계 여부 촉각

입력 2024-04-23 15:12  

이 기사는 04월 23일 15: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 개발 사업에 등장했다. 700억원을 추가 투입해 고급 호텔과 레지던스를 지어 사업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브릿지론 차주 지위를 대기업인 신세계가 승계받을지가 만기 연장을 가를 핵심 요소로 꼽히고 있다.
프리마호텔 개발 대주단, 만기 연장 여부 논의 ‘스타트’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르피에드 청담 대주단은 이날 대주단 협의회 회의를 개최해 만기 연장을 논의한다. 다음달 16일 브릿지론 만기를 앞두고 사업장 정상화 방안을 심의할 계획이다. 신세계프라퍼티와 대리금융기관 다올투자증권은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주요 대주와 접촉해 개별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시행사 미래인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에 하이엔드 오피스텔 르피에드 청담으로 개발을 추진했다. 순항하던 개발 사업은 지난해 금리 인상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에 사업성이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다. 대주단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난해 10월 만기 연장에 반기를 든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전체 브릿지론 4640억원 가운데 1800억원(비중 38.8%)을 선순위(1순위)로 들어간 핵심적인 대주다. 이후 새마을금고가 서울시의 용적률 상향 가능성, 이자 후취 등을 통해 만기 연장 동의로 선회해 개발 사업이 좌초 위기를 넘겼다.
호텔 운영하는 신세계…장기간 부지 눈독 들여
700억 펀딩받고 최고급 호텔·레지던스 개발 추진
다음달로 다가온 브릿지론 만기를 앞두고 신세계프라퍼티가 등장하며 상황이 바뀌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나 센터필드, 동서울터미널프로젝트 개발 사업을 해왔던 신세계그룹의 부동산 개발업체다. 미래인이 보유한 르피에드 청담 시행 프로젝트금융회사(PFV) 지분을 인수해 개발 사업을 이끌어나가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사업 정상화를 위해 추진하는 방향은 개발 금융구조 변경, 사업성 향상 등 두가지로 나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금융구조 개선 차원에서 만기 연장 이후 외부 조달을 포함해 700억원 규모의 추가 펀딩을 받고 기존 4~5순위 대주단의 브릿지론 채권을 PFV 지분으로 출자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협의하고 있다. 사업성 향상 측면에서는 기존 개발 방향인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아니라 프리미엄 호텔과 레지던스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스틴조선 등 조선호텔앤리조트로 호텔을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이 그간 서울 주요 지역에 호텔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장기간 물색해왔다는 전언이다.
신세계, 차주 지위 승계받을지 주목
대주단은 신세계가 기존 시행사의 차주 지위를 승계할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차주 지위를 승계받아 신세계가 이끌어가는 구조로 가야 만기 연장에 따른 리스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차주 지위 승계 없이 PFV 지분을 가져가더라도 본 PF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면 누적된 연체 이자 등으로 시간이 지나갈수록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추가로 대출받는 대출금의 지위도 기존 대주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업성 측면도 고민거리다. 인가까지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후취 이자를 받기로 한 선순위 대주단이 공매로 넘겨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 계속 거론되는 이유다.

한 부동산 IB 업계 관계자는 “땅값이 한창 비쌀 때 사놓은 곳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하는 것”이라며 “신세계프라퍼티와 차주가 제시하는 사업 계획이 있겠지만 누군가의 손실 없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평가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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