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소위 개딸(개혁의딸)들이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 요청대회를 연다. 이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이끌면서 개딸들의 당내 입김 덩달아 거세졌다는 분석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 원외 모임인 이심민심은 다음달 중순 토요일 서울에 모여 '이재명 당대표 연임(단독출마·추대) 요청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심민심은 당대표 연임 요청 대회를 공동으로 주최할 단체 등도 모집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이 대표는 아직 당대표 연임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회견에서 "당대표는 3D 중 3D"라며 "다시는 대표직을 하고 싶지 않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총선 이후 강성 지지층은 물론 당내에서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 대표께서 현실적으로 연임 문제까지 열어놓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연임 자체가 불가하다 이런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들은 이 대표의 당대표 연임을 넘어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서도 완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당대표는 이재명, 국회의장은 추미애, 원내대표는 박찬대'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잼잼봉사단은 최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국회의장 추대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당대표는 당원이 뽑지만, 국회의장과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직접 선출한다. 그럼에도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의 주류 세력이 친명(친이재명)계로 개편되며 개딸들은 더욱 조직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당대표는 이 대표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 하더라도 강 지지자들이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특정 후보를 강조하는 건 의원들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지난 19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원과의 만남에서 '국회의장과 원내대표를 당원이 선출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당원들이 책임 있게 잘 뽑을 수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포퓰리즘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국회의장은 의원 회의체의 진행자이고, 원내대표는 회의체의 대표를 뽑는 것이기에 의원들이 뽑는 게 맞다"고 했다.
당내서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들의 입김이 거세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 17일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 "본의 아니게 걱정을 끼쳐드렸다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정 의원이 지난 1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당선자 워크숍에 초청돼 강연한 것을 두고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해당 행위'란 비판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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