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강과 배터리 외에 유망 분야 기업을 3년 내에 인수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또 중국의 저가 공세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철강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년 1조원 이상 원가를 절감하는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내실 다지기’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장 회장은 ‘1번 과제’로 철강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지난해 기준 그룹 영업이익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철강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 회장이 내놓은 경쟁력 강화 해법은 원가 절감이다. 연간 1조원 이상 원가를 줄인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해 포스코 철강부문 영업이익이 2조5570억원인 걸 감안하면 쉽지 않은 목표다.
포스코 철강부문 원가의 60%는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가 차지하고 있다. 최근 철광석 가격과 해상 운임이 오름세인 데다 장기 계약을 맺은 원자재 구입가를 당장 낮추는 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회장이 원가 절감의 포인트를 ‘생산 효율화’에 맞춘 이유다. 포스코 관계자는 “장 회장이 ‘에너지 효율을 대폭 끌어올리자’ 등의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공장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입혀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탈바꿈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판매 포트폴리오도 바꿔나가기로 했다. 중저가 철강재 비중을 낮추고,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철강과 배터리 소재를 제외한 비핵심 사업에 대해선 미래 경쟁력을 따져본 뒤 구조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이렇게 ‘내실 다지기’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신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장 회장 임기(3년) 안에 철강, 배터리 외에 미래 소재 분야의 유망 기업을 인수할 계획이다.
올초 차기 회장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사외이사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거버넌스 개선 TF’도 구성했다. 또 더욱 투명한 최고경영자(CEO) 및 사외이사 선임과 준법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포스코 클린위원회’를 신설했다. 장 회장은 올초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외이사 선정 절차를 지금보다 더 투명하게 바꿔야 한다”며 “각 분야 전문가로 사외이사진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성상훈 기자 kh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