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명동에 자리 잡은 명동교자 본점은 개점 시간부터 손님으로 북적였다. 인근 직장인과 여행용 가방을 끌고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구를 서성였다. 한때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았던 이 식당은 지난해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불었다. 명동교자뿐만 아니다. 서울, 부산 등의 지역 대표 맛집인 새벽집, 사미헌, 해운대암소갈비집 등이 지난해 대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명동교자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79억원, 98억원을 올렸다. 전년에 비해 각각 19.3%, 40.4% 불었다. 1966년 문을 연 칼국수집 명동교자는 닭 육수로 맛을 낸 칼국수와 마늘이 듬뿍 들어간 김치로 유명하다. 코로나19가 휩쓸던 2020년엔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듬해부터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이 가게의 영업이익률은 33.3%로 5~10% 수준인 여타 유명 맛집을 웃돈다. 명동교자는 명동 직영점 등의 건물·토지 소유주로 임차료 부담이 없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다. 올해 2월 대표 메뉴인 칼국수 가격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부산 갈비탕 맛집으로 유명한 사미헌은 지난해 매출 382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11.1%, 2.0% 늘었다. 가정간편식 매출이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지난해 사미헌의 가정간편식을 비롯한 제품 매출(277억원)이 음식점 매출(104억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11월 사미헌의 가정간편식 누적 판매량은 1000만 팩을 돌파했다.
1964년 문을 열어 2대째 운영 중인 해운대암소갈비집도 ‘매출 100억원 클럽’에 진입했다. 가수 이상순 씨의 외가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48억원, 48억원을 거뒀다. 숯불 한우갈비구이가 인기 메뉴다. 갈비구이를 먹고 난 뒤에 철판에 감자면을 끓여 먹는 것이 별미로 꼽힌다.
서울 청담동을 대표하는 맛집인 새벽집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10억원, 12억원을 올렸다. 1995년 청담동에 문을 연 이 식당은 꽃등심이 대표 메뉴다. 하지만 육회비빔밥과 따로국밥을 찾는 손님이 더 많다.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새벽집은 여전히 24시간 운영한다. 새벽집 관계자는 “밤에도 찾는 손님들이 적잖아 24시간 영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게는 온라인을 통해 가정간편식인 ‘새벽집 진갈비탕’을 판매하면서 부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요 빵집도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돌풍을 일으킨 대전 성심당을 이을 쟁쟁한 빵집들이 적지 않다. 1992년 문을 연 천안의 명물 빵집 뚜쥬루과자점(법인명 뚜쥬루개발)도 지난해 처음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4개 지점을 운영하는 뚜쥬루과자점은 돌가마로 구워낸 돌가마만주, 뚜쥬르통팥빵, 거북이빵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2억원, 6억원이다.
무지개 케이크로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에 지점을 연 케이크 가게인 도레도레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70억원, 10억원을 거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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