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이 작아지며 시장이 안정을 찾은 데다, 이날 미 하원이 대규모 지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각각 608억달러(약 84조원), 260억달러(약 36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지원을 위한 재정 지출이 현실화하면서 국채 발행 증가 우려가 살아났다는 지적이다.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마이클 커질 퍼시픽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재무부의 이번주 1830억달러 규모 국채 입찰에서 2년 만기는 연 5%가 넘는 표면금리로 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채 발행 금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 중앙은행(Fed) 기준금리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올초 시장에선 Fed가 연내 3회 이상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고금리 지속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은 이달 초 주주서한에서 “전쟁 장기화에 따른 각국의 재무장, 글로벌 공급망 재조정 등 여러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수 있다”며 “미국 금리는 몇 년 내에 높게는 연 8% 또는 그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1분기까지는 금리 인하 기대(채권가격 상승 기대) 덕분에 시장금리 상승 없이 국채가 소화됐다. 그러나 이달 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3개월 연속 예상치를 웃돌자 재무부의 장기 국채 입찰에 투자자 참여가 급감했다. 수요가 부족하면 채권 발행 금리를 올려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 Fed가 고금리를 더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며 국채발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재정적자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따른 첨단·친환경 산업 보조금과 대대적인 학자금 탕감 등 복지 정책으로 인한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인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는 미 국가부채에 대한 순이자 지출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3.1%에 달했다는 미 의회예산국(CBO) 추정치를 인용하며 “실업률이 3.75%에 머무는 (좋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낸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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