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이륙하기 전 '바로 앉으라'는 승무원의 요구를 거부하고 누운 채로 버틴 '진상 승객' 탓에 항공기가 2시간 넘게 지연 운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구이린(桂林)공항을 출발해 지난(濟南)으로 향하려던 구이린항공(GT) 1013 항공편에서 소동이 빚어졌다.
당시 한 여성 승객은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좌석 두 개를 잡고 누워서 이륙을 기다렸다. 승무원들이 이 여성에게 '규정상 좌석에 똑바로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 여성은 "몸이 아프기 때문에 못 앉는다"고 버텼다. 여성은 누워서 가기 위해 좌석 2개를 미리 예매한 상태였다.
승무원들은 결국 공항 경찰까지 불러 "앉을 수 없으면 내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 여성은 제대로 앉지도 내리지도 않은 채 막무가내로 버텼다. 다른 승객들도 항의하며 내릴 것을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항공기는 여성이 결국 요구를 수용해 안전벨트를 매고 제대로 앉은 뒤에야 가까스로 출발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항공편 운항은 2시간 30분 이상 지연됐다. 현재 중국 항공당국은 이 사건에 대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탑승객들의 돌발 행동이나 매너 없는 행위로 인해 항공편이 지연되는 경우가 때때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하이난성 싼야를 출발해 베이징으로 갈 예정이던 남방항공 CZ8805편이 항공기 엔진을 향해 동전을 던진 승객 때문에 4시간 이상 지연 운항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6월 초에는 중국에서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자라는 한 승객의 거짓말 때문에 비행기가 이륙 직전 게이트로 돌아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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