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3일 15:2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바이오기업 디앤디파마텍이 ‘삼수’ 끝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투자사들은 6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다만 시리즈 B단계 이상에 투자를 들어온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 한국투자증권으로서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디앤디파마텍의 공모가는 3만3000원으로 이들의 투자 단가(4만8000원대)와 비교해 낮아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파마텍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2만6000원)을 27% 초과한 3만3000원으로 결정했다. 디앤디파마텍은 2020년과 2021년 파킨슨병 치료를 앞세워 두차례 코스닥 상장을 도전했으나 객관화된 지표와 임상 유효성을 증명하는 데 실패하면서 한국거래소로부터 심사 미승인을 받은 바 있다.
임상에 실패하면서 기업가치도 내려갔다. 2021년 프리IPO 당시 약 6600억원에 달하던 기업가치는 현재 4000억원대로 하락했다.
디앤디파마텍에 투자한 PEF와 VC로서는 손실이 뼈아프다. 시리즈 A에 참여한 투자사를 제외하고 시리즈 B와 프리IPO에 참여한 투자사들의 투자 단가가 공모가보다 높아 평가 손실을 봤다.
디앤디파마텍은 시리즈A와 시리즈B, 프리IPO 등 세 단계에 걸쳐 PEF와 VC 등으로부터 총 219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가운데 투자 단가가 1주당 1만원대인 시리즈A단계 투자사를 제외하고 모든 투자사들이 평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시리즈 B단계의 1주당 투자단가는 4만7300원이고, 프리IPO의 투자단가는 4만8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투자사들은 디앤디파마텍에 묶인 투자금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다. 이번 기업공개(IPO)는 시리즈 B와 프리IPO의 주요 투자사인 스마일게이트와 프랙시스캐피탈 등의 동의를 받아 진행됐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도 투자금 평가손실을 따지면 사실상 공짜로 상장 주관을 해준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디앤디파마텍 상환전환우선주(RCPS) 6만937주(0.4%)를 취득해 지난해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취득에 사용한 자금은 총 29억2500만원, 주당 취득금액은 4만8000원대다. 투자 손실 9억원에 상장 주관 수수료 13억원을 더하면 이익은 4억원 수준이다.
국내 신약개발 기업은 계속된 임상 실패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상장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와이바이로직스 이후 신약 개발기업 상장은 디앤디파마텍이 처음이다. 와이바이로직스 역시 2018년 시리즈 C단계 투자사들의 투자단가(1만6248원) 대비 44% 하락한 9000원에 공모가를 설정해 상장을 진행한 바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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