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료계, 증원 백지화 고수에 유감"

입력 2024-04-23 18:34   수정 2024-04-24 00:58


윤석열 정부가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의료계에서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미 수차례 필수의료 지원책을 발표하고 의대 증원폭 축소까지 감수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성을 보였다는 취지다.
대통령실 “의료계에서 대화 거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의사단체가 의대 증원 정책의 원점 재검토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 유감”이라며 “의사단체는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대화에 응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장 수석은 의료계와 대화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의사들이 이마저 거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다”며 “의료계·정부로만 구성된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의료계가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최근 1주일간 의사 측 5개 단체 대표와 정부 측 4명이 모여 사태 해결 방안을 찾는 ‘5+4 의정협의체’ 구성을 추진해왔다. ‘1 대 1 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 일각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대교수협의회,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등에 참석을 요청했다. 정부 측에선 장 수석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참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만 주장하면서 협의체 참여를 거절했다.
‘셧다운’ 배수진 친 교수들
지난 2월 중순부터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에 이어 이들의 공백을 메워온 교수들까지 “25일부터 사직하겠다”며 압박에 나섰다. 국내 20개 의대 교수가 속한 의대교수비대위는 이날 온라인 총회 후 다음주 중 하루 동안 외래 진료를 모두 중단(셧다운)하기로 했다. 이후 주 1회 휴진 여부는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대학별로 휴진 날짜를 결정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오는 30일 셧다운 후 1주일에 한 번씩 진료를 멈추기로 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속한 울산대의대비대위는 25일부터 사직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진료과 사정 등으로 병원을 그만두지 못하는 교수들은 다음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할 예정이다. 가톨릭대의대교수비대위는 오는 26일 사직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정부는 교수들의 집단행동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 교수 중 상당수가 비대위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묵묵히 환자를 돌보고 있어서다. 군복무를 마친 전임의(임상강사)가 지난주부터 현장에 복귀해 극심한 인력난에 숨통을 터주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 19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55.9%로 2월 말보다 22%포인트 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25일이 돼도 병원이나 학교 현장이 붕괴되는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정부가 2025학년도 입학 정원을 대학 자율에 맡긴 뒤 실제 축소 사례가 나왔다. 이날 경상국립대는 당초 증원 인원(124명)의 50%인 62명만 2025학년도 입학 정원에 반영해 의대 신입생을 138명 모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6학년도엔 증원분을 100% 반영해 200명을 뽑을 계획이다.
고민 깊어지는 병원들
사태 장기화에 병원들의 재정난은 심해지고 있다. 22일 기준 국내 대학병원 입원 환자는 1만7158명으로 사태 이전인 2월 초 하루평균 2만5237명보다 32% 줄었다.

같은 기간 전공의 없는 종합병원 입원 환자는 8.7% 늘었다. 한 빅5 병원 관계자는 “매일 10억원 넘게 손실이 쌓이고 있다”며 “사실상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모두 줄인 상태라 추가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환자가 몰리는 중소병원들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환자 증가가 ‘일시적’인 탓에 시설·인력 투자에 나서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수도권 한 종합병원 원장은 “불확실성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입원 병동 등을 책임지는 간호파트에서 높은 피로감을 호소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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