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울산 PET 공장(연 52만t), 전남 여수 PET 공장(연 7만t) 가동을 일부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PET 생산능력 기준 국내 1위 사업자다. 최근 중국 기업이 더 많은 물량을 쏟아내며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롯데케미칼은 우선 울산 공장 직원 486명 중 86명을 다른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하고 있다. 울산 PIA 공장(연 52만t)은 3월에 정기보수를 마무리했지만 아직 1공장 가동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2022년 4월 t당 1220달러에 거래되던 PET 가격은 지난해 4월 1020달러로 떨어졌다. 이달 초엔 t당 910달러로 2년 전보다 25.4% 내렸다. 올해 내내 890~910달러 박스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울산 공장 등 아로마틱 사업에서 지난해 867억원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 20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00억원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4월 적자 규모만 9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PET의 중간 원료인 테레프탈산(PTA)을 제조하는 파키스탄 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등 밸류체인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롯데케미칼은 다른 석유화학제품 포트폴리오도 바꾸고 있다. 이탈리아 석유화학기업 베르살리스와 합작한 합성고무 생산법인 롯데베르살리스를 매각하려고 지난해 잠재 인수기업에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제안을 받은 국내 한 석유화학회사는 합성고무 재고 증가에 따른 부담으로 이를 고사했다. 2013년 설립된 롯데베르살리스는 10여 년째 줄곧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또 롯데케미칼은 섬유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 KP켐텍을 지난해 청산했다.
마찬가지로 LG화학도 여수, 충남 대산 등지에서 범용 석유화학 공장 문을 닫는 등 사업재편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합성수지(ABS)와 합성고무(SBR) 제조에 쓰이는 필수원료인 SM을 생산하는 여수와 대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또 다른 범용 제품인 에틸렌옥시드(EO), 에틸렌글리콜(EG) 생산라인도 멈췄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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