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작업 트랙터, 베테랑 농민과 대결서 완승

입력 2024-04-23 18:51   수정 2024-04-24 01:54

지난 19일 전북 완주 LS엠트론 센트럴메가센터(CMC)의 한 농지. 트랙터가 50m 거리의 밭을 오가며 두둑을 만들어 냈다. 자율작업 트랙터와 베테랑 농민이 수동으로 조작하는 트랙터 간 생산성을 비교하는 고수들의 진검승부 행사가 열린 것이다.

평가 기준은 ‘직진 정확도’와 ‘시간’. 결과는 96.4점 대 69.2점으로 자율작업 트랙터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자율작업 트랙터에는 졌지만 참가자 30명 중 1등을 차지한 이두현 씨는 “수동 트랙터는 자율작업 트랙터처럼 직진으로 갈 수 없다”며 “제품이 농가에 보급되면 생산성이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율작업 농기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동, TYM, LS엠트론 등 이른바 업계 3강은 자율작업기능 적용 제품을 확대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S엠트론이 이번 행사에서 선보인 MT7 제품(사진)은 국내 최초로 3.5단계 수준의 자율작업을 수행하는 트랙터다. 3.5단계는 3단계와 달리 농기계 주변의 장애물을 인식해 스스로 작동을 멈춘다.

대동은 지난해 10월 자율작업 기능이 적용된 트랙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2026년까지 농기계 자율작업 단계를 4단계(완전 무인)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TYM은 올해부터 자율작업 3단계 수준의 트랙터를 판매 중이다. 농기계 업체들이 자율작업 농기계 개발·양산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국내 농촌 인구 고령화로 생산성을 제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농가 고령인구 비율은 2020년 42.3%, 2021년 46.8%, 2022년 49.8%로 높아졌다.

업계는 최근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세에 접어든 만큼 혁신 제품을 통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고도 판단했다. 한 농기계 업체 관계자는 “농기계 첨단화와 무인화는 국내 농업산업이 나아가야 할 명확한 방향”이라며 “정부 보조금 지급 등 첨단 농기계 지원 정책이 뒷받침되면 시장 성장세도 탄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주=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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