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사진)는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평은 지난해 매출 1204억원(해외지사 포함)을 거두며 올해도 로펌 업계 매출 순위 7위에 올랐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공정거래, 형사, 중대재해 사건 등에서 선전하며 전년 대비 5.2%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윤 대표변호사는 “2~3년 내로 경영철학이 맞는 전문 로펌과 힘을 합쳐 현재 240여 명인 국내 변호사 수를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며 “단숨에 로펌 업계 톱 5 진입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수 대상은 기업 사건 등 기존 강점 분야와 시너지를 내거나 아직 성장 중인 세무·가사·도산 등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가상자산형사대응TF, 리스크매니지먼트&컴플라이언스센터 등을 강화해 다양한 법률 수요 대응 역량을 더욱 키운다는 방침이다. 그는 “올해 10% 안팎의 성장을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평은 최근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서 임종윤·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를 대리해 주목받았다. 법정에서 벌어진 1차전에선 법무법인 화우와 김앤장을 상대로 고배를 마셨지만, 주총장에서 열린 2차 전에선 임 이사 측이 주주제안한 이사진 5명이 선임되면서 통합을 저지하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윤 대표변호사는 이번 승리가 지평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했다. 윤 대표변호사는 “사건 초기부터 자본시장·PE그룹장인 이행규 변호사(28기)를 중심으로 기업금융소송그룹, M&A·Corp 그룹, 형사그룹이 협업해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미리 준비해 고객에게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헌신적인 전문가들과 환상적인 팀워크가 있기에 처음부터 승리를 확신한 사건이었다”고 덧붙였다.
지평은 전통적으로 기업 소송과 공정거래 업무에서 강점을 보인 로펌이다. 윤 대표변호사는 “향후 자국 기업 및 시장 보호와 프랜드쇼어링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해외 경쟁 당국의 규제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온라인플랫폼 등을 둘러싼 해외 정책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최고의 공정거래 규제 대응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민경진/사진=임대철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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