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4일 09: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장회사 등의 임원 보수의 내용과 규모의 적정성에 대한 이사의 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준수 여부가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해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고, 과다한 임원 보상에 대해서 행동주의펀드나 소액주주연대 등 소수주주들의 문제제기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는 전통적인 주식매수선택권(Stock Option) 이외에, 자기주식 처분 등의 형태로 임직원의 일정기간 근속이나 성과 달성을 조건으로 대상회사의 주식 혹은 이에 상응하는 금전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의 양도제한조건부 주식, 성과조건부 주식, Stock Grant 혹은 Phantom Stock 등의 주식기준보상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고, 이에 대한 적정성 확보 및 공시 여부 문제에 대해서 시장과 기업의 관심도 큰 상황이다. 특히 부여 이후 일정 기간 동안의 임원의 직무수행 및 성과 달성 등을 조건으로 하여서 일정 수량의 자기주식 혹은 이에 상응하는 현금 보상을 지급 받을 권리를 부여하는 Restricted Stock Unit(RSU) 제도가 각광받고 있다.
이하에서는 상장회사 등에서 RSU를 도입하고 운용함에 있어서 기업과 규제당국에서 고려할 사항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 본다.
1. RSU 등 임원보상에 대한 주주총회 및 이사회의 의사결정의 정당성 확보
RSU를 포함해서 주식회사 임원의 보상 결정은 임원의 업무 성과에 대해서 적정한 보상을 하면서 동시에 이사가 장래에 회사 가치 증대에 대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유인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주식회사 경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임원의 보수에 대해서 임원인 이사 자신이 그 결정과정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이해충돌 및 이사의 사익추구 가능성이 문제될 수 있어서 그 공정한 결정을 위한 적절한 의사결정 체계 및 공시제도의 마련이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적 쟁점이 된다. 대주주 내지 경영진의 사익추구를 방지하면서, 주식회사 임원에게 적절한 보상과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공정하고 효율적인 기업지배구조를 통한 소수주주 및 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해서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주식회사 임원 보수는 상법 제388조에 의하여 주주총회에서 그 한도를 결정하고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보수 금액 및 체계를 결의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주식회사 임원의 보수는 ㄱ) 기본급, ㄴ) 단기성과급, ㄷ) 장기성과급, ㄹ) 스톡옵션이나 RSU와 같은 주식기준 보상 및 ㅁ) 퇴직금 등 상당히 다양한 방식 및 체계에 따라서 정해지고 있고, 위와 같이 다양한 임원 보상의 종류 및 형태를 반영하여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 내용을 합리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주총회의 보수 한도 결의 과정에서도 해당 사업연도의 보수 총액 한도만을 단순하게 정하는 방법 외에 임원들에 대한 단기 혹은 장기 성과급이나 주식 기준 보상 등에 대해서 그 산정 기간 및 방식에 따라서 보다 유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결의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위 ㄱ) 내지 ㄷ)의 기본급 및 성과급과는 별개로 ㄹ)과 같은 형태의 주식기준보상을 기간과 한도를 별개로 하여 별도의 주주총회 결의로 임원 보수한도를 정한 실무 사례가 있다. ㅁ)의 퇴직금은 통상 별도의 임원 퇴직금 규정 결의의 형태로 보수한도를 정하므로, 이를 종합해 보면 주주총회에서의 임원 보수한도 결의는 ㄱ) 내지 ㄷ)의 기본급 및 성과급에 대한 한도 결의, ㄹ)과 같은 형태의 주식기준보상에 대한 결의 및 ㅁ)의 임원 퇴직금 규정 결의 형태로 세분화할 수 있다.
이러한 주주총회 보수한도 결의의 범위 내에서, 실제로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임원 보상의 내용 및 규모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이해충돌의 방지 및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 이사의 상법 제382조, 민법 제681조 및 상법 제382조의3에 따른 회사에 대한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의 준수가 중요하다. 따라서 이사가 결정하는 회사의 전체적인 임원 보수가 각 임원의 직무 및 성과에 비하여 적정하지 않고 이에 따라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결정한 이사의 의무 위반에 따라서 상법 제399조 및 형법 제356조, 제355조 등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이 문제될 수도 있다. 미국 등에서는 과도한 임원 보수에 대해서 기관투자자 혹은 소수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의 반대 의결권 행사를 넘어서서, 그 반환을 구하기 위한 대표소송 등을 제기하여 권리행사를 한 사례들이 상당히 있다. 우리나라 대법원도 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제공하는 직무와 지급받는 보수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되어야 하며, 회사의 채무 상황이나 영업실적에 비추어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서 현저히 균형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확히 판시하였다.
이러한 실체적인 측면에서의 임원 보상의 경영상 필요성 및 그 규모의 적정성에 대한 문제 외에 보상 의사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도 중요하다. 위 실체적 정당성과 관련된 자료가 이사회에 충분히 개시되고 실무진의 설명 및 이사 혹은 경영진 상호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져서 이를 근거로 이사회가 임원 보상이 회사의 최대 이익에 부합한다고 합리적으로 신뢰하고 신의성실에 따라 경영상의 판단을 내렸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한 적정한 주주총회 결의 및 공시 절차의 충실한 이행 등이 필요하고, 임원 보상에 대한 공정하고 투명한 회사 규정의 마련 및 시행과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보상위원회의 설치를 통한 임원 보상 심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다양한 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자문기관 등이 이사의 보수 결정 문제를 대표적인 이해충돌 우려 사항으로 보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중요한 쟁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정한 한도 내에서 구체적인 임원 보수는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기존의 관행과 달리 구체적인 임원보수지급 규모 및 방식에 관해 주주제안을 허용하고 이를 주주총회에서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Say-on-Pay Policy)를 도입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고, 외국의 입법례 중에서는 이를 제도화한 경우도 있다.
금액 기준의 정액 보상만으로는 임원 보상의 필요성 및 적정성을 충분히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RSU와 같이 주가 혹은 회사의 다른 실적지표에 연동하는 주가연계 보상의 필요성 및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최근 다양한 회사의 행동주의 주주 분쟁 사례에서 행동주의 주주들이 임원 보상의 효율적 개선을 요구하면서 스톡옵션 및 RSU 등 주식기준 보상의 적극적 도입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모태가 된 일본의 저PBR 기업에 대한 주가 개선 프로그램에서도 주가와 연계된 임원 보상의 적극적 도입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이익 증진을 추진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2. RSU 의 구체적인 조건 결정 관련 스톡옵션 규제에 대한 고려
상법 제340조의2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제165조의5에 의하면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의 임직원에게 발행주식 총수의 10% 내에서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고, 주요주주 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여는 금지된다. RSU는 상법 제340조의2에 의한 주식매수선택권과 마찬가지로 장기성과급이라는 점에서 공통되지만, 주식매수선택권과 형식이 동일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부여대상자 제한 및 주주총회 특별 결의 등 절차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자기주식 취득형 혹은 차액보상형 주식매수선택권은 RSU와 구조적으로 유사할 수 있다. 특히 주식을 염가에 취득하는 투자형 스톡그랜트 등은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형태의 RSU 와 관련해서도 위 상법 및 자본시장법 상의 주식매수선택권 규제가 적용되어서 부여대상자가 제한되고, 정관의 규정 및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RSU의 보상금액 자체가 거의 전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의 주식의 가치 상승분에 연동하여 결정된다면, 위와 같은 점이 문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그러므로 양도제한조건부 주식 등의 보상을 전적으로 주가에 연동하도록 하기 보다는 주가 외에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혹은 EBITDA 상승분 등 회사의 다른 성과 혹은 재무 지표도 함께 지급 조건에 반영되도록 산정하여 주가에 실질적으로 전부 연동하여 보상 금액이 결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3. RSU 에 대한 적정한 공시
RSU 부여 결정에 있어서의 이사의 의무 준수 및 이해충돌 방지를 실질적으로 규제하고, 주주들이 이를 검증하고 필요시 적절한 문제제기를 통해서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이에 대한 공시가 강조되고 있다. RSU를 포함하여 전체적인 임원보상 공시 차원에서 자본시장법 제159조 및 제160조에서는 상장회사의 사업보고서 및 반기보고서에서 전체 임원 보수 및 연간 5억원 이상 보수를 지급 받는 임원에 대해서 임원 개인별 보수와 그 구체적인 산정기준 및 방법을 공시하도록 하고, 미등기 임원을 포함하여 연간 5억원 이상으로서 보수총액 기준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와 그 구체적인 산정기준 및 방법을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 금융감독원은 2023. 12. 19. RSU와 같은 주식기준보상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시될 수 있도록 ① 사업보고서 등 정기보고서, ② 주요사항보고서, ③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 ④ 임원 등의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 보고서 서식을 개정하여 2023년 말 시행하였고, 2024년 상반기 중 기업들의 주식기준보상 공시 실태를 점검하여 기재 미흡사항이 있는 경우 자진 정정하도록 안내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 4. 16. 대규모기업집단 공시 매뉴얼 개정을 발표해서 기업집단 현황 공시 중 특수관계인에 대한 유가증권 거래현황 공시에서 RSU 등 주식 지급거래 약정 내역 공시 양식을 새롭게 추가하였다. 이에 의하면 대규모기업집단 계열회사의 경우 올해부터 직전 사업연도에 특수관계인(총수 일가 및 임원)에게 RSU를 부여한 경우 부여일, 약정의 유형, 주식 종류, 수량, 기타 주요 약정내용 등을 공시해야 한다.
4. 법률과 같은 강제적 규범이 아닌 정부 가이드라인 등 연성규범의 적극적 활용
RSU제도를 도입하고 운용함에 있어서 상장회사 이사회 및 경영진 등에서 유의할 위와 같은 사항에 더하여 규제당국에서도 RSU제도의 합리적 정비 및 운용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현재 논의되고 있는 바와 같이 입법을 통해서 RSU 관련 제도를 강제적 규범으로 반영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으나, 금융위원회 및 법무부 등 주무부처 협의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한 정부 가이드라인 등 연성규범 형태로 관련 제도를 보완하고 정비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가 필요하다. 실제로 RSU가 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사익 편취 혹은 승계 목적에서 활용되고 있어서 이에 대한 강제력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으나, 실무상 RSU 부여 구조 및 수량 등을 고려하면 대주주 경영권 지분 목적으로 RSU제도가 활용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용이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오히려 행동주의 펀드 등이 기업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RSU등 주가기준 보상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다.
RSU 부여 관련 보상 구조와 절차 및 그와 관련한 이사의 주의의무 준수 여부 등 실체 판단에 있어서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기업 및 시장 참여자들에게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사법부의 판단에 있어서도 일응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대장성, 경제산업성, 법무성 등이 정부, 학계 및 실무계의 전문가 협의를 통해서 기업매수방어(Poison Pill 등), 차입매수(LBO), 그룹 기업지배구조 시스템(Corporate Governance)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서 자본시장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사항을 입법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면 더욱 확실할 수도 있으나, 실제로 입법과정에서는 정부와 국회의 검토 및 심의 등 여러 과정과 절차가 필요하여 시간이 소요되고,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많으며, 제도 도입 후 문제점 발생 시 개선을 위한 법령 개정 등도 다시 입법절차를 거쳐야 해서 용이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i>*변호사, 법학박사. 본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필자가 속한 법률사무소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하등의 관련이 없습니다.</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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