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5일 16: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및 디지털전환(DT) 전문기업 이노그리드가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라 수요예측 일정이 두 달 넘게 지연됐다. 금감원은 최근 실적 및 미래 실적 추정치에 대해 더욱 상세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알릴 것을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노그리드는 5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지난 2월 처음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당시엔 3월 12~18일 수요예측을 거쳐 3월에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이후 4차례에 걸쳐 정정신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수요예측 일정이 3차례 변경되며 일정이 미뤄졌다.
현재 일정대로 수요예측이 진행 돼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 4개월만이다. 통상 IPO 기업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2개월 이내에 수요예측을 마무리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노그리드는 지난해 2월 상장 예심을 청구했으나 11개월만인 올해 1월 말 예심 승인을 받으며 최장 거래소 IPO 심사 기간 기록을 썼던 곳이다. 계획보다 상장 시기가 미뤄진 만큼 곧바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이번엔 금감원 심사 문턱에 걸린 모습이다.
현재 일정대로 수요예측 등 공모가 진행 돼도 상장 예심 청구일로부터 무려 1년 3개월 만에 증시에 입성하게 된다.
이노그리드가 올해 들어 실적이 부진해 보이자 금감원이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추가 권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그리드는 지난해 매출 329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0억원을 냈다. 올해는 매출 401억원, 순이익 22억원을 올리겠단 목표를 내걸었다.
다만 이노그리드가 올해 월별 가결산 한 결과 1분기 매출은 41억원, 순손실 2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목표치와 비교해 저조한 실적이다.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과정에 적용되는 각종 할인율을 낮게 책정해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점을 금감원이 눈여겨보고 있단 말도 나온다.
이노그리드와 주관사는 2026년 추정 순이익 197억원에 연 할인율 15.09%를 적용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134억원을 근거로 기업가치를 도출했다. 2022~2023년 바이오가 아닌 기술평가기업의 평균 연 할인율은 22.1%였다.
이노그리드가 주당 평가가액에 적용한 할인율도 20.86~34.43%로 다른 기술평가기업 평균(26.02~39.29%)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노그리드는 사업의 계절성 상 1분기 실적보단 연간 실적을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노그리드의 주력 사업인 솔루션 및 클라우드 시스템 매출은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4분기에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4년간 평균 분기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4분기에 연간 매출의 54.6%가 발생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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