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발 물류대란 여파로 판매 부진을 겪던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클래스가 국내에 물량이 들어와 고객에 인도되기 시작했다. 신형 E클래스는 지난해 BMW에 수입차 판매량 1위를 내줬던 벤츠가 올해 '반격 선봉장'으로 삼은 차종. 하지만 제때 물량 확보가 안 돼 발목을 잡혔는데, 이제 숨통이 트이면서 벤츠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평택항 인근 고속도로에서는 신형 E클래스가 실린 차량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3일 평택항을 찾아 확인해보니 이는 브랜드별 PDI(출고 전 검사) 센터로 이동하는 과정이었다.
스마트폰 지도 어플리케이션(앱)을 열어 평택항 인근 자동차 브랜드를 검색해보니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볼보트럭코리아가 보였다. 다른 브랜드는 지도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동 중 벤츠 CLA 250 모델이 실린 카캐리어를 다시 발견할 수 있었다. CLA는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벤츠 측은 기자에게 "신형 E클래스 물량 부족은 4월부터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물류대란으로 그간 지연됐던 물량이 공급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벤츠 관계자는 26일 한경닷컴 질의에 "(E클래스) 물량이 들어오는 게 맞다. 그간의 많은 대기 수요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는 수준의 물량"이라고 확인했다.
E클래스는 벤츠의 핵심 모델이다. 국내에서 8년 연속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은 전 세계 E클래스 세단 판매 1위 국가이기도 하다. 벤츠로서도 지난해 BMW에 밀린 뒤 올해 첫 신차로 E클래스를 출시해 '수입차 왕좌 탈환' 의지를 드러냈다.
통상 신차 출시 후에는 판매량이 늘어나는 신차 효과를 누린다. 게다가 E글래스는 한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모델인 만큼 벤츠가 BMW와의 경쟁에서 앞서갈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문제는 물류 대란이었다. 물량 확보가 원활하지 못했던 탓에 경쟁 모델인 BMW5 시리즈 판매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5시리즈 1~3월 판매량은 5545대인 반면 E클래스는 2108대에 그쳤다.
물류대란에 속이 타던 벤츠는 반전 계기를 마련한 셈. 또 다른 벤츠 관계자는 "1분기 해소하지 못했던 물량이 예정대로 잘 들어와 지금 해소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계속 나올 트림이 있고, 출시 이후 꾸준히 수요가 높게 이어지는 만큼 한 번에 많은 물량을 선적하는 등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클래스는 총 7개 라인업 중 현재 △E 300 4MATIC 익스클루시브 △E 300 4MATIC AMG 라인 △E 220 d 4MATIC 익스클루시브 △E 450 4MATIC 익스클루시브 4개 모델이 고객에게 인도 중이다.
E클래스 물량 부족이 해소되면서 상황이 반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를 내놓고도 물량 확보가 어려웠던 벤츠가 한숨 돌리게 될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국내 물량이 확보되면 E클래스 관심도가 높아져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평택=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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