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실수’란 말이 나왔던 솔리다임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용 서버 수요 급증으로 저전력·대용량 저장장치인 기업용 SSD 주문이 폭증하고 있어서다. 올 2분기엔 흑자로 전환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반도체업계에선 “솔리다임이 AI 반도체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버의 데이터 저장장치로 주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썼다. 자기력이 있는 디스크를 활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기다. AI 시대가 오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최근 서버 기업들이 HDD를 기업용 SSD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SSD는 낸드플래시를 활용하기 때문에 HDD 대비 크기가 작고 전력을 적게 쓰면서 용량을 비교적 자유롭게 키울 수 있어서다.
현재 QLC 낸드를 활용해 SSD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솔리다임뿐이다. QLC를 활용하는 만큼 솔리다임의 SSD 중에선 60테라바이트(TB)가 넘는 고용량 제품도 많다. 일반 서버용 SSD 용량(20TB)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최근 AI 서버용 대용량 SSD를 원하는 빅테크들이 줄을 서서 솔리다임의 QLC 기반 SSD를 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 델 같은 서버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이 솔리다임에 ‘남들보다 먼저 기업용 SSD를 납품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AI 시대를 맞아 QLC 기반 SSD가 ‘제2의 HBM’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업계에선 지난해 4조300억원 규모 순손실을 낸 솔리다임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분기 기준으론 올 2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업용 SSD 판매량이 계속 늘면서 올해 솔리다임 실적 개선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인수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선 3년 넘게 기다려온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 SK 관계자는 “2020년 SK하이닉스 경영진이 솔리다임을 인수하며 그린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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