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수익 쫓는 사모펀드, 생보산업 발목"

“사업 주기가 20~30년인 생명보험사의 장기적 관점과 사모펀드의 단기적 관점은 충돌이 불가피하다. 사모펀드의 생명보험산업 투자가 초래할 부작용을 따져봐야 한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25일 ‘사모펀드의 두 얼굴’을 주제로 열린 한국이해관계자경영학회 세미나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이해관계자경영학회는 한국 경제를 주주 단기이익 중심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개선해 기업가정신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출범했다.

이 교수는 사모펀드 지배기업의 경영 실패와 비윤리적 행태로 사회적 책임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고금리 여파로 사모펀드의 유동성 위험이 높아진 결과 사모펀드가 소유한 생보사의 투자자산 가치가 급락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영국계 사모펀드가 보유한 이탈리아 생보사 유로비타가 파산한 게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로 교보생명과 사모펀드 컨소시엄 간 분쟁이 있다. 이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때 사모펀드에 매각된 은행들은 상당한 후유증을 겪었다”며 “생보산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