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정제염 공장 재가동

입력 2024-04-25 18:42   수정 2024-04-26 02:28

국내 유일 정제소금(정제염) 공급 업체인 한주의 조업이 재개된다. 고용당국이 중대재해 사고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지 열흘 만이다.

▶본지 4월 25일자 A1, 3면 참조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25일 작업중지 해제 심의위원회를 열어 작업중지 명령을 조건부로 해제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한 일부 서류를 보완하는 조건으로 작업 재개를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울산에 있는 한주의 소금 제조공장에서 지난 15일 한 작업자가 사고로 숨지자 울산지청은 즉각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정제염 공장 가동이 열흘째 멈춰서자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한주는 작업중지 명령 해제 결정에 따라 이르면 이번주 정제염 생산을 재개할 전망이다.

울산석유화학단지에 전기, 증기, 용수 등 유틸리티를 공급하는 업체인 한주는 1979년부터 정제염 생산을 시작했다. 지난 45년간 국내 식품업계에 국산 정제염을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과거 한주가 소금사업을 시작할 당시엔 정제염이 남아돌 것을 우려해 천일염 대신 정제염을 쓰라는 당국의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후 정제염의 여러 장점이 알려지면서 지금처럼 정제염 사용이 보편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주가 생산하는 정제염은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대상, 농심, 오뚜기, 풀무원, 삼양식품 등 거의 모든 식품업체에 공급된다.

식품업계는 한주에 의존하는 정제염 공급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지난 15일 한주에서 발생한 작업자 사망사고로 한주의 정제염 생산이 열흘째 중단되자 각 식품업체가 확보해 둔 국산 정제염 재고는 점차 바닥을 드러냈다. 긴급히 중국산 정제염이나 천일염으로 대체한다고 해도 기존에 국산 정제염으로 내던 맛과 품질을 그대로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게 식품업계 견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식품 핵심 원재료인 정제염 공급을 한 업체에 의지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확인됐다”며 “생산업체를 늘리거나 수입 정제염, 천일염 등으로 공급망을 확대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주 관계자는 “정제염 생산설비를 갖추려면 최소 1000억원 이상 신규 투자가 필요한데 가능한 업체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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