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환급 플랫폼 삼쩜삼(법인명 자비스앤빌런즈)이 세무사를 대상으로 플랫폼 내 광고 서비스를 시작한다. 삼쩜삼은 그동안 세무사 단체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온 회사다. 정용수 삼쩜삼 공동대표(사진)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간판만 보고 세무사 사무실에 들어갔던 고객이 이젠 삼쩜삼으로 자신에게 딱 맞는 세무 전문가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세무사 역할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업무를 지원하고 효율화하는 상생 시도”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4년 전 삼쩜삼을 직접 기획해 선보인 인물이다. 프리랜서나 영세 사업자, 아르바이트생 등 세무 삼각지대에 놓였던 사람이 소득세를 환급받도록 도왔다. 간단한 조작으로 숨은 환급액을 찾아주는 기능을 앞세웠다. 환급 신청의 불편함을 걷어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삼쩜삼 가입자는 이달 기준 2000만 명, 누적 환급액은 1조원에 달한다.
삼쩜삼의 ‘대목’은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인 매년 5월이다. 정 대표는 “올해는 서비스를 대폭 개편해 이용자마다 다른 화면을 보여주고, 세무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이용자에게는 세무사 연결 화면을 띄울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중소기업 재직자에게는 관련 감면 내용을 보여주고, 환급 과정이 복잡한 이용자에게는 제휴된 세무사 연결을 제안하는 식이다. 제휴 세무사에게서는 광고비를 받는다. 알선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게 아닌 100% 광고 모델이다. 개편 내용은 다음달 1일 일괄 적용된다.
삼쩜삼 제휴 세무사들은 모객과 동시에 삼쩜삼의 데이터 자동화 시스템을 쓸 수 있다. 일종의 업무 보조 도구다. 정 대표는 “올해는 무료로 제공하고 추후 과금 모델을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무사 단체가 플랫폼 종속 우려를 이유로 반발할 가능성은 있다. 그는 “세상이 바뀌는 것을 거부할 수는 없다”면서도 “세무사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삼쩜삼은 올해 초 코스닥 상장이 무산됐다. 한국거래소 상장위원회에서 상장 미승인 판정을 받고 재심을 신청했지만 역시 승인받지 못했다. 세무사 단체와의 갈등과 사업 모델의 지속가능성 등이 리스크로 언급됐다. 정 대표는 “올해 영업이익을 내고 내년 상장에 재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쩜삼 제휴 세무사 수를 늘리면 세무사 단체와의 갈등도 일부 해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장을 위해선 올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 지난해 삼쩜삼 매출은 507억원, 성장률은 2%대에 그쳤다. 적자 규모는 100억원이다. 정 대표는 “지난 2년간 세무사 단체와 갈등을 겪으면서 에너지 소비가 많았고 서비스를 크게 개선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종합부동산세 등으로 서비스 세목을 확대하면서 본격적으로 달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고은이/사진=김범준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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