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 청약에 100만명 몰렸다…케이뱅크 등 후속 공모주도 '홈런' 예감

입력 2024-04-26 18:30   수정 2024-05-07 16:26

마켓인사이트 4월 26일 오후 5시 10분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시장 최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 공모 청약에 약 25조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사업이 주류인 IPO시장에서 전통 제조기업에 수십조원이 모인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최근 주식시장이 횡보하는 가운데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형 공모주로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5개 증권사에서 100만 명 몰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5개 증권사가 접수한 HD현대마린솔루션 청약에 약 25조원의 청약증거금이 들어왔다. 올해 상장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청약 참여 계좌 수는 105만 개에 달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번 일반 공모 청약에서 235만3393주를 모집했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을 비롯해 5개 증권사에 105만 명이 공모주를 신청했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256 대 1로 집계됐다. 이 중 청약 물량이 가장 많고 계좌 가입자 수가 많은 KB증권에 13조원이 몰렸다.

각 증권사에 최소 청약 수량 이상을 청약한 투자자는 삼성증권을 제외하고 균등 배정 물량으로 1주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에 청약한 투자자는 추첨을 통해 81% 확률로 1주를 받는다. 청약자들은 균등 배정 주식과 별개로 평균 증거금 약 2560만원당 1주를 받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2016년 당시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에서 애프터서비스(AS)사업부를 떼어내 물적 분할한 회사다. 선박 애프터마켓(AM) 서비스가 주력 사업이다. AM 사업은 선박 유지·보수에 필요한 부품과 기자재를 조달해 교체하고, 선박 파손 등을 수리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증권가에선 최근 주식시장이 부진한 반면 새내기 종목들이 높은 수익률을 내자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자금이 쏠린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201 대 1의 경쟁률로 선방한 것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기관투자가들이 일정 기간(15일~최대 6개월)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도 45.1%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한 금융투자회사 관계자는 “공모가가 8만3400원으로 높았고 비인기 업종인 선박수리기업이었는데도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고 말했다.
○임직원도 ‘영끌 대출’
투자자들은 시장 지수에 따라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청약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기관 수요예측에 실패했으나 MSCI 한국지수에 편입되면서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3만6200원) 대비 네 배 상승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도 조선·선박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 수요가 유입되면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임직원들도 대출을 받아 우리사주 청약에 나섰다.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은 92.8%에 달했다. 배정 물량은 1485억원으로 1인당 평균 청약 금액은 약 2억6000만원이다. 직원 한 명당 2억8000만원을 청약한 LG에너지솔루션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대출로 직원당 최대한도를 신청한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흥행으로 하반기부터 공모 규모 수천억원대의 대어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케이뱅크(기업가치 3조~4조원), 시프트업(2조~3조원), SGI서울보증(2조~3조원), DN솔루션즈(3조~4조원) 등 시가총액이 조 단위인 대어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는 30일 증거금 환불과 공모주 배정을 거쳐 다음달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이다.

배정철/최석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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