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CO홀딩스가 올해 1분기 증권가 기대에 벗어나지 않는 실적을 내놨다. 이에 26일 증권가에선 부진한 업황인데도 철강 판매량이 양호했고, 자회사들의 수익성도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선 데 대해서는 평가가 갈린다.
전날 POSCO홀딩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8조1000억원, 영업이익 583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와 17.3% 감소했다. 다만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철강 부문 실적이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수 부진과 포항제철소 제4고로(철광석에서 주철을 만들어내는 가마) 개수 공사에도 불구하고, 반제품 재고를 활용해 예상보다 철강 판매량이 양호했다"고 말했다. 반제품이란 봉형강 등 최종 제품 전 반만 완성된 제품을 뜻한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와 비교해 탄소강의 롤마진(평균판매단가에서 원가를 뺀 이익)은 개선폭이 제한적이었다"면서도 "4분기 일회성 비용이 제거되고, 일부 스테인리스 제품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자회사들도 실적이 회복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에서 고급강 판매량이 늘어 영업이익률이 상승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리튬 가격이 오른 데 따라 작년 4분기 재고 평가손실(1305억원)이 환입되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종형 연구원은 "4월부터 중국 철강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며 "포스코를 필두로 철강 자회사들의 실적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OSCO홀딩스가 향후 2차전지 소재사업의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일부 조정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POSCO홀딩스는 2026년까지 리튬의 생산능력 확보 목표치를 16만6000톤에서 9만6000톤으로 낮췄다. 2025년까지 4만8000톤의 니켈을 생산하려던 계획도 2만3000톤으로 축소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 업황이 뚜렷하게 둔화한 만큼 기존 투자 계획을 하향 조정하고 철강 부문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라며 "다만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완전한 후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2차전지 사업의 속도 조절로 인해 성장 기대감이 후퇴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POSCO홀딩스의 목표주가를 90만원에서 65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 증권사 최문선 연구원은 "곧 철강과 2차전지 소재·부품으로 사업 중심이 이원화될 것"이라며 "최근 하락한 리튬 가격과 2차전지 소재 부문 성장 속도를 조절한 데 따라 하향된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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