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순이익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5%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에 대한 손실 배상용 충당금 적립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다만 KB금융지주보다는 ELS 배상 규모가 작은 덕에 지난해 1위였던 KB금융을 꺾고 국내 금융지주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순이익 규모가 1조321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1조3880억원) 대비 664억원(4.8%) 감소한 규모다.
금융사 본연의 영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모두 늘었다. 신한금융의 지난 1분기 이자이익은 2조8159억원으로, 작년 1분기(2조5738억원)과 비교해 2420억원(9.4%)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신한은행의 대출자산이 늘고, 마진도 확대된 결과다. 신한은행의 지난 1분기 말 원화대출 자산은 298조18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다. 이 중 가계대출이 129조3111억원에서 131조1614억원으로 1.4% 늘었고,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152조2081억원에서 167조216억원으로 9.7% 불어났다.
금융사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금융지주 기준으로 작년 1분기 1.94%에서 올해 1분기 2.00%로 0.06%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의 NIM은 같은 기간 1.59%에서 1.64%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비이자이익도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작년 1분기 9992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25억원으로 32억원(0.3%) 증가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 관련 이익(-19.4%)이 감소했지만 신용카드, 증권거래, 투자은행(IB) 관련 수수료이익(16.6%)이 전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했고, 단기납 종신보험 등 영업활성화로 보험이익(21.4%)도 늘어난 결과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늘었는데도 1분기 순이익 규모가 줄어든 이유는 홍콩 H지수 ELS 손실 배상을 위한 충당부채를 2740억원 적립했기 때문이다. 홍콩 H지수 관련 충당부채 적립액을 비롯한 신한금융지주의 영업외이익은 이번 1분기 277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분기 국내 금융지주 중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리딩금융' 타이틀을 되찾아왔다. 신한금융은 2022년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지만, 작년엔 연간 기준으로 KB금융에 리딩금융 지위를 빼앗겼다. 그러다 이번 1분기엔 다시 리딩뱅크가 된 것이다. KB금융이 지난 1분기에만 홍콩 ELS 배상 관련 충당금을 8620억원 적립해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5% 감소한 1조491억원에 그친 결과다.
신한금융은 이날 개최한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배당금을 540원으로 정하고 2·3분기 중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의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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