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이나 주고 사서 뭐하냐"…'하이브 무능' 저격한 민희진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04-26 14:16   수정 2024-04-29 07:08

이 기사는 04월 26일 14: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영업이익도 안 나는 말도 안 되는 회사를 1조원이나 주고 사놓고서 뭘하고 있냐."

민희진 어도어 대표(사진)가 지난 25일 하이브 박지원 대표와 나눈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했다. 민 대표는 여기서 하이브의 경영진과 인수합병(M&A) 전략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1조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음반업체인 이타카홀딩스 인수를 놓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타카홀딩스는 인수 뒤부터 무더기 손실을 내면서 하이브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 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표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그는 박 대표에게 "이타카처럼 영업이익도 안 나는 말도 안 되는 회사를 1조원 주고 사놓고서 1조원 언제 뽑아먹을 거냐"고 했다.

하이브는 2021년 100% 자회사인 하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 유명 가수가 소속된 미국 레이블인 이타카홀딩스를 1조515억원에 사들였다. 하이브 아메리카는 지난해 매출 2264억원, 당기순손실 1424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순손실은 전년(701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불었다.

순손실이 불어난 것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힙합 레이블 'QC미디어홀딩스' 영향도 작용했다. 하이브 아메리카는 지난해 QC미디어홀딩스 지분 100%를 3140억원에 인수했다. QC미디어홀딩스 적자도 반영되면서 하이브 아메리카의 올해 적자가 2배가량 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 대표는 이어 이타카를 주도한 하이브 경영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민 대표는 "제가 (이타카 인수작업을) 주도한 게 아니라고 하겠죠. (인수계약서에) 사인하시고 다 같이 으샤으샤 한걸 모를 줄 알고"라며 "수익 나는 회사와 마이너스 나는 계열사 사업이 뭔지 아시죠"라고 했다.

이타카홀딩스와 자신이 소속된 어도어의 실적도 비교했다. 이타카홀딩스 등이 적자를 내는 와중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는 지난해 매출 1103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을 거뒀다. 순이익은 265억원이다. 영업이익·순이익은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민 대표는 전날 "하이브에서 수익 내는 회사와 마이너스 내는 계열사 사업이 뭐인지 아시죠"라며 "잘되는 회사를 죽이려는 게 배임이고, 주주의 이익을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이브가 흑자를 내는 어도어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 대표는 이어 박 대표 연봉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마이너스 실적을 잔뜩 받은 사람이 10억원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급여(9억원)와 상여금(6억원)으로 15억원을 받았다. 민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 경영진은 지난해 주식보상 등으로 48억원을 받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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