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역대 1분기 중 최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자회사 실적을 뺀 별도 수익성은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의 30%, 영업이익의 20% 가량을 차지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적잖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에피스 덕분에 전년비 영업이익 상승 전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26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별도 기준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 하락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2022년 이후 전년 동기 대비 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별도 기준 매출 6695억원 대비 영업이익(2327억원) 비중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도 35%를 기록해 7분기 만에 처음으로 40%대에서 30%대로 떨어졌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업체로서 4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증가와 신규 인력 채용 영향이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증가로 인한 예견된 수익성 악화"라며 "2025년부터 가동될 5공장의 인건비 영향으로 매출원가율이 증가하며 영업이익률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엔 우호적인 환율과 가동률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별도 기준과 달리 연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다. 이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덕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분기 매출이 2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81억원으로 6%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이다.
업계에선 "로직스가 주춤할 때 에피스가 밀어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창립 12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CDMO와 진단을 제외한 순수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최단기 1조원 달성 기록을 세운 것이다. 창립 후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셀트리온은 18년, 한미약품은 46년, GC녹십자 49년, 광동제약 54년, 대웅제약 74년, 종근당 79년, 유한양행 89년, 동아쏘시오홀딩스 91년 등이다.
삼성에피스, 시밀러 매출 비중 급등...마일스톤 2000억 이상 연내 수령
삼성바이오에피스의 1분기 실적은 연구개발비 수수료(마일스톤) 실적이 없었음에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미국과 유럽 시장 판매 증가가 견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매출은 보통 제품 개발 완료 후 해외 보건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을 때 해외 판매 파트너사로부터 받는 '일회성 마일스톤'과 실제 제품을 판매할 때 받는 '제품 매출'로 구성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 초기엔 마일스톤 매출 비중이 높았지만 점차 제품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 매출 비중은 2019년 77%에서 지난해 94%로 높아졌다.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하반기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인 '피즈치바' 출시가 예상되면서 글로벌 판매 제품이 총 8종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자가면역질환, 유방암, 대장암, 황반변성, 혈액질환 등을 각각 적응증으로 한 7종의 치료제를 판매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스텔라라와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글로벌 허가로 연내 2000억원의 마일스톤 수령도 가능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분기 매출을 4500억원, 연간 1조3000억원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월 피즈치바의 유럽 허가를 획득하면서 2분기에 관련 마일스톤을 수령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피즈치바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도 진행 중에 있으며, 연내 허가와 마일스톤 수령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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