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영수 회담서 각종 특검법 수용과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자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제를 따로 정하지 않고 만나기로 합의했지만, 민주당이 영수 회담을 하루 앞두고 대통령실에 대해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인 것이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영수회담은 산적한 민생현안을 해결하고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는 국정전환의 첫걸음이 돼야 한다"며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국민들의 민의를 전할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총선 민의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과 일방 독주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국회를 통과한 민생법안에 거부권을 남발하고,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데만 몰두했던 윤 정권을 심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젠 윤 대통령이 답할 차례"라며 "정부를 향하고 있는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특검을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을 21대 국회 임기 내에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생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자제하고 국회와 국민을 존중하기를 바란다"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민생법안으로 1인당 25만원을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과 전세사기 특별법 등을 제안하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일 영수 회담이 무너진 민생을 회복하고, 대한민국을 휘감고 있는 각종 위기를 극복하는 전환점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며 "국정 기조를 대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강조해 왔던 민생이 정쟁용 회담이 아닌지를 두고 보겠다고 했다. 특히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 등 주요 쟁점 법안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 의회 독재, 의회 폭거 시즌2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더 이상 민의를 자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은 총선 승리에 도취해 '민생부터 챙기라'는 국민 목소리를 왜곡하고 입맛대로 해석하며 또다시 당리당략 정쟁 만들기에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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