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는 여유 현금을 국채 매입에 집중할 전망이다. 국채를 활용한 유동성 조절은 Fed의 고유 영역이나, 재무부는 작년부터 시장 안정을 위한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국채 매입을 검토해왔다. 채권 재매입은 빚을 갚는 효과가 있어 의회 동의 없이 할 수 있다. 도이체방크는 재무부가 2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증권을 다시 매입하는 데 최대 600억달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스티븐 젱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평소 목표치보다 많은 여유 현금으로 정부가 ‘눈먼 돈’을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재무부가 국채 재매입에 나서면 2000년대 초반 이후 20년 만의 시장 개입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인위적으로 시장금리를 끌어내려 기업·개인의 파산을 지연시키고, 경기를 확장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 리서치·컨설팅 기업 스트라테가의 워싱턴 정책팀장인 대니얼 클리프턴은 고객 메모를 통해 “여유 현금을 확보한 재무부가 이 유동성을 선거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에서 주택 임차료 등 주거비용을 추가로 제외한 이른바 ‘슈퍼코어’ 물가 상승률은 꺾이지 않는 추세다. 마이크 샌더스 매디슨인베스트먼트 채권본부장은 “지난 3개월간 주택을 제외한 슈퍼코어 개인소비지출(PCE)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연율 5.6%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금리 인하 기대는 갈수록 사그라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에서 Fed가 올해 7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70%에 육박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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