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지난 26일 NH농협생명 세종교육원에서 열린 기재부 워크숍에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사회 이동성 확대를 앞세운 역동경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한국의 백만장자 중 자수성가 비율이 미국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지금은 그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며 “사회 이동성이 과거보다 많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 대 80의 계층 구조를 30 대 70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80이 20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계층 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선 최 부총리는 청년과 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독려 및 일·가정 양립을 위해 경력단절 여성 채용 시 해당 기업에 제공되는 세액공제 지원 기준을 완화하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현행 10일 유급에서 더 늘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여성뿐 아니라 경력 단절 남성이 취업할 때에도 해당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고졸 취업 기회도 늘린다. 최 부총리는 “고졸 채용 확대를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고졸채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ISA 관련 혜택 강화도 검토한다. 최 부총리는 “업권별로 나뉘어 있는 기능을 한곳에 합친 통합형을 만들거나, 1인 1계좌 제한을 푸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도입된 ISA는 개인이 예적금·공모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만능 계좌’로 불린다. 금융회사에 운용을 맡기는 ‘일임형’과 개인이 상품을 선택한 뒤 운용을 맡기는 ‘신탁형’으로 운영되다가 2021년 개인이 직접 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이 추가됐다. 중개형이 추가되면서 가입자는 2020년 말 194만 명에서 올 2월 말 기준 511만 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금융권 칸막이’를 없애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예컨대 은행에서 신탁형 ISA에 가입했을 때 예금이나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할 수 있지만 직접 국내 주식을 사고팔 수는 없다. 증권사에서 중개형 ISA 계좌를 만든 경우 국내 주식과 펀드에 투자할 수 있지만 예금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는 없다. 특히 전 금융권을 통틀어 1인 1계좌만 개설할 수 있다 보니 은행 예금과 국내 주식을 한 바구니에 담을 수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최 부총리는 ‘기업 스케일업’도 사회 이동성 확대를 위한 핵심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동력이 확충되려면 중소기업이 중견,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것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으려는 피터팬 증후군을 구조적으로 완화할 수 있도록 관련 세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강경민/허세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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