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빈 "'눈물의 여왕' 잘될 줄 알았지만, 이렇게 잘 될 줄이야" [인터뷰+]

입력 2024-04-29 07:00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반전의 주인공이었다.

28일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배우 이주빈이 연기한 천다혜는 '반전의 여왕'이었다. 재벌가에서 자란 성격 좋은 현모양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거짓 이력으로 퀸즈그룹 3세 홍수철(곽동연 분)에게 접근해 며느리가 된 거였다. 자신의 부귀를 위해 홍수철과 그의 가족들을 배신하지만, 이후 잘못을 깨닫고 스스로 '공모자'임을 밝히며 사건을 해결하는 '키맨'이 된다. 종영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주빈은 내내 "분량이 많지 않았다"고 했지만, 그런데도 천다혜가 나올 때마다 시청자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주빈은 "시작 전부터 대단한 작품이라는 걸 알았고, 좋은 대본, 좋은 사람들이 하기에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며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잘 될진 몰랐다. 역대 tvN 시청률 1위를 기대하고 있는데, 저 역시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그룹 3세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 백현우(김수현 분)가 세기의 결혼 후 겪게 되는 위기와 다시 찾은 사랑에 대해 그린 작품이다. 이 과정에서 퀸즈그룹을 빼앗으려는 일당들의 작전이 펼쳐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데, 천다혜는 이들 일당이 내부 정보를 빼돌리기 위해 심어 놓은 첩자였다.

흥미로운 전개,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지면서 '눈물의 여왕'은 시청률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14회 전국 일일 시청률은 21.6%를 기록하면서 역대 tvN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사랑의 불시착' 21.7%와 0.1% 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종영을 한 주 앞두고 '눈물의 여왕'이 '사랑의 불시착'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더욱 고조됐다.

'눈물의 여왕'에서 시청자들의 혈압을 올리던 악당들은 마지막 회에 모두 척결되는데, 천다혜의 양심 고백은 이들이 법적으로 처벌받는 데 도움을 준다. "내가 범죄에 가담했다"는 진실을 말하면서 천다혜는 감방 생활까지 하게 되지만, 형을 마친 후 남편 홍수철, 아들 건우와 재회하면서 해피 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이주빈은 "다혜의 엔딩이 정말 마음에 든다"며 "보는 시각에 따라 '해피엔딩이 아니다'고 할 수 있지만, 제가 봤을 땐 다혜의 상황이 잘 마무리된 거 같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눈물의 여왕'까지 성공시킨 박지은 작가의 대본에 대해 "확실히 글부터 다르다"며 "대본을 볼 때마다 다음 화가 궁금해졌고, 어떻게 이렇게 웃겼다가 울렸다가 감정의 완급조절을 뛰어나게 할 수 있는지 놀라웠다"고 감탄했다.

"오디션을 뚫고 천다혜 역으로 합류했다"는 이주빈은 재벌가 며느리룩을 소화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에서 직접 5~6벌 정도 구매했다"며 "원래, 청바지에 맨투맨만 입고 다니는데 손을 벌벌 떨면서 샀다"고 고백했다. 협찬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구입까지 하며 열정을 드러낸 것.

"수철을 배신하고 미국으로 갈 때 공항에서 입었던 셀린느 재킷은 500만원 정도였던 거 같아요. 가방이나 신발 등은 조금씩 사봤지만, 명품 옷을 구매한 건 처음이었어요. 누가 그러는데 '옷을 사는 게 '찐'이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협찬받기도 했지만, 공항에서 도망갈 땐 임팩트를 주고 싶어서 큰맘 먹고 구매했어요. 그런데 그 후로 한 번도 안 입었네요."

겉모습뿐 아니라 말투까지 천다혜가 되기 위해 고민했다. 이주빈은 "다혜가 반전 있는 인물이라 대사 하나에도 그 느낌을 어떻게 살릴지를 고민해야 했다"며 "많은 고민, 연습하고 현장에 갔지만, 그곳의 분위기와 함께 연기하는 곽동연 배우 덕분에 자연스럽게 몰입된 거 같다"면서 곽동연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극 중에선 5살, 실제로는 8살 연하인 곽동연에 대해 이주빈은 "천재"라고 칭하며 "정말 똑똑하고, 배려하지만 그걸 드러내지 않는 친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JTBC '멜로가 체질' 인연으로 넷플릭스 '닭강정'에 특별출연하는 등 이주빈은 연예가에서도 솔직하고 빼지 않는 성격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로 꼽힌다. 2008년 그룹 SS501 뮤직비디오 '널 부르는 노래'로 데뷔한 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이주빈은 '눈물의 여왕'을 마친 직후 영화 '범죄도시4' 홍보 일정에 투입된다. 개봉 첫 주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예비 천만 영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 '범죄도시4'에서 이주빈은 사이버수사대 수사관 한지수 역을 맡아 극의 홍일점으로 활약한다.

이주빈은 기대작에 연이어 캐스팅되는 비법에 대해 "저의 어떤 모습을 보고시켜주시나 싶긴 하다"면서 특유의 초승달 눈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저는 운이 좋은 게 첫 번째인 거 같고, 제가 많이 간절해서 이것저것 준비를 계속했던 부분이 오디션에서 드러난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물의 여왕'에 대해 "이 작품을 통해 '아, 이주빈이라는 애가 이런 역할도 할 수 있구나'를 보여줄 수 있었던 거 같다"며 "선택받을 수 있는 작품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정말 고마운 드라마다"고 말했다.

이주빈은 이미 새 드라마 '보호자들'에도 캐스팅된 상태다. '보호자들'은 불완전한 법을 보완할 최후의 보루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특정 범죄 사범들의 재범 방지와 사회 복귀를 돕기도 하고, 감시하고 구속하기도 하는, 전자감독과 보호관찰관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주빈은 여자 주인공 한도경 역을 맡았다. 한도경은 유도와 검도, 태권도 등의 무도에 능하고, 차분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내뿜는 친화력 넘치는 성격의 소유자다.

이주빈은 "인터뷰할 때마다 '액션을 하고 싶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감사하게도 '눈물의 여왕'과 색깔이 완전히 다른 작품을 하게 됐다"며 "아직 구체적인 촬영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연말 전에 촬영에 들어갈 거 같다"면서 올해 역시 바쁘게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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