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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미국 대형 은행들의 예금 이자 비용이 대출로 인한 이자 수익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중앙은행(Fed)이 2년 전 기준 금리 인상(긴축)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긴축에 의한 고금리 장기화로 은행 대출 수요가 정체됨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 이자 수익이 예금 이자 비용에 역전당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예금 고객들과 정치권이 대형 은행들에 고금리 기조를 통해 누린 예대마진 혜택을 공유하라고 압박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대출 수요가 회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웰스파고는 올해 1분기에 예금 이자로 지불한 비용이 지난해 4분기보다 약 5억9400만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대출과 투자에서 벌어들인 이자 수익 100만달러를 훨씬 상회하는 액수다. JP모간과 씨티그룹도 지난 1분기에 거둬들인 대출 이자보다 지출해야 하는 예금 이자가 각각 3억5000만달러씩 더 많았다. 두 은행은 작년 4분기만 해도 예대마진으로 23억달러의 추가 수익을 거둬들였지만 1개 분기만에 역전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역전 현상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1분기 예금 비용 상승분이 신규 이자 수입의 3분의 2에 달했다. 미 대형 은행들이 예금자 이탈 방지를 위해 지난 2년여 간 예금 이자를 높여온 이후 최근 들어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올해 첫 3개월 동안 웰스파고와 씨티그룹, JP모간, 웰스파고의 예금 비용은 전 분기에 비해 평균 5% 증가한 15억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직전 분기의 13%, 전년 동기의 38% 증가율에 비해 뚜렷하게 감소한 규모다.
문제는 반대로 금리 최고조에 따라 은행이 대출 등에서 거둬들이는 이자 수익이 사실상 정체됐다는 데 있다. 올해 1분기 이들 4개 대형은행의 이자 수익은 전 분기 대비 평균 0.5% 증가에 그쳐 5억달러 정도 늘어났다. 노무라증권의 그레그 헤트리히 미 예금 전력 책임자는 "기준 금리가 어떻게 되든 (은행들의 예금 기반이 넓어짐에 따라) 예금 비용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대출 수요는 기대했던 수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만 대출 이자로 거둔 수익의 대부분은 여전히 은행 곳간에 쌓여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대출 수익의 평균 26%만 예금 이자로 지급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미국 최대 은행들은 예금자들에게 평균 연 2.9%의 이자를 지불하고 있는데, 이는 1년 전의 연 1.8%에서 상승한 것이지만 여전히 Fed의 단기 공식 이자율인 연 5.5%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JP모간의 제러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분기별 이자 수익이 근 3년 만에 감소한 것과 관련해 "예금자에게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당좌예금과 저축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로의 자금 이동은 계속적으로 지배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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