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29일까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이 27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는 22년 만에 가장 많은 건수다. 최근 공모 시장이 뜨거워지자 기업들이 상장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2곳, 코스닥시장 25곳 등 총 27곳으로 나타났다. 신규 스팩과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재상장은 제외한 수치다. 유가증권시장에 도전한 기업은 전진건설로봇, 산일전기 등이다.
이달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은 2002년 3월(39곳) 이후로 가장 많다. 30일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인 기업까지 고려하면 더 늘어날 수 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다 예비심사 청구 건수는 코스닥시장에서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2월 기록한 60곳이다.
상장 예비심사 신청은 연간 실적 감사보고서가 나온 직후인 3~5월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더해 연초부터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띠자 서둘러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영업이 정상화되면서 상장에 필요한 최소한의 실적을 갖춘 곳이 적지 않다”며 “‘파두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상장 문턱을 더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심사가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으니 일단 청구부터 해놓자는 기류도 있다. 규정상 45영업일 이내에 심사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최근 거래소 심사는 4개월 이상 소요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연내 상장을 위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청구한 뒤 이후에 필요한 계약을 맺거나 실적 개선 등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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