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옵틱스는 지난달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 유리관통전극(TGV) 장비를 공급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TGV는 유리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촘촘한 회로를 만드는 유리기판 제조의 핵심 공정이다. 반도체업계의 유리기판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기술과 장비 수요도 늘고 있다.
한 대표는 5년 전부터 TGV 시장을 눈여겨봤다. 그는 “반도체 관련 콘퍼런스나 포럼에 가면 미래 기술로 TGV에 대한 얘기가 언급됐다”며 “반도체 패키징에서 인쇄회로기판(PCB)이 유리기판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만큼 관련 기술을 빨리 개발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필옵틱스가 보유한 레이저 활용 기술을 최대 경쟁력으로 꼽았다. 한 대표는 “창립 때부터 광학·레이저 기술을 연구했다”며 “오랜 기간 연구한 만큼 레이저·스캐너 활용 기술에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TGV 유리기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20만~30만 개의 홀(미세 구멍)을 정확하고 빠르게 뚫어야 한다”며 “다른 회사가 20시간 이상 들여 작업한다면 우리는 같은 결과물을 2시간 이내에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의존도가 높은 필옵틱스 매출 구조도 이에 맞춰 다각화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기존 5% 미만이던 신사업 매출 비중을 2027년 30%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작년 말 기준 50%인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매출 비중은 20% 이하로 낮출 방침이다.
신사업 매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태양광 시장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한 대표는 “최근 태양광 패널 업계에서는 유리 기반의 태양광 셀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유리를 가공하는 영역에는 자신 있는 만큼 이 사업에 적극 뛰어들 예정”이라고 했다.
오산=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