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전 한국 축가 국가대표팀 감독이 해외 방송에서 이른바 '탁구 게이트'를 언급하면서 한국 문화를 비꼬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인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클린스만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서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클린스만이 오스트리아 스포츠 토크쇼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 이미 화해로 잘 끝난 손흥민과 이강인의 '탁구 게이트'에 관해 언급하는 등 15년 동안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거둔 최고의 결과였다고 스스로 자화자찬했다"고 썼다.
서 교수는 "또 그는 '한국 문화에서는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고 한국 문화를 비꼬았다"며 "이에 대해 클린스만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클린스만에게 "당신은 한국 축구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 전술 및 능력이 없는 건 물론이고, 잦은 외유와 한국에서의 비거주가 말이 되냐"며 "아시안컵에 관련한 세계 주요 외신의 기사를 한번 확인해 봐라. 당신을 칭찬하는 기사는 전혀 없다. 한국 문화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반성하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클린스만은 아시안컵 대회 기간 도중 불성실한 태도와 무능한 지도력 등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선수단 간 불화도 방관하는 등 선수단 통제 능력에서도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지난 2월에 경질됐다"며 "세계적인 셀럽들의 한국 비하 발언에 대해 꾸준히 대응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강력한 대응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클린스만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방송된 오스트리아 세르부스TV 스포츠 토크쇼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발생한 '탁구 게이트'에 대해 경질 2개월여 만에 언급한 바 있다.
그는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 이강인이 토트넘 홋스퍼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 손(흥민)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며 "그걸 마음에 담아둔 나머지 둘이 싸움을 벌였다. 젊은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고 했다.
이어 "몇 명이 끼어들어 말리고 나서 헤어졌다. 이튿날도 대화했지만 모두 충격받아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고 그 순간 더 이상 함께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한국 대표팀이 준결승에서 패했지만, 15년 동안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거둔 최고의 결과였다고도 했다. 클린스만은 "하지만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해서 코치 차례였다"고 허탈한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제한적이지만 단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는 없었다"며 "한국 문화에서는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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