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SK이노베이션 1분기 실적에 대해 "전통적 에너지 사업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배터리 사업은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유가는 타이트한 수급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올랐고 정제마진은 휘발유 마진 반등으로 강세를 나타냈다"며 "화학은 물량 증가와 재고 효과로 큰 폭의 이익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전날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2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 매출은 18조85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과 정제마진 개선 등으로 에너지, 화학사업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증가해 1분기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부문 영업이익이 591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대규모 흑자전환했고, 유가 상승으로 재고관련 손익이 개선됐다"며 "화학부문 역시 전 분기 정기보수 진행에 따른 나프타분해시설 등의 가동률 개선 효과가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배터리부문은 해외 법인 생산성 향상에도 불구하고 메탈 가격 하락으로 인한 배터리 판가 하락, 수요 둔화 등으로 부진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이 3315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소진 정책에 따라 판매물량이 전분기 대비 32% 줄었고 판가도 9%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미국으로의 출하가 크게 감소했고 조지아 2공장 라인 전환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생산성이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부문 실적 개선은 올해 4분기부터나 가능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전 연구원은 "SK온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미국으로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까지 확대되는 4분기부터 가능할 전망"이라며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로는 증가하겠지만 3분기 옌청 신규 공장 가동으로 비용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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