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보험사기 처벌 강화된다…대포통장도 엄벌

입력 2024-04-30 11:02   수정 2024-04-30 11:16


보이스피싱, 보험사기 등 사기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한층 강화된다. 대포통장 거래에 대한 처벌 기준도 높아질 예정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와 보험사기 범죄를 새롭게 사기범죄 양형기준 설정범위에 포함하기로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양형기준은 일선 판사들이 선고형을 판결할 때 참고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이를 벗어나 판결하려면 판결문에 사유를 기재해야 한다.

양형위는 "사기범죄 양형기준은 2011년에 설정·시행된 이후 권고 형량범위가 수정되지 않아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범죄양상이나 국민인식의 변화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이스피싱 사기, 전세사기 사건 등으로 조직적 사기 유형에 대한 처벌 강화 요구가 높아 보험사기 및 전기통신금융사기에 대한 양형기준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관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하 통신사기 피해환급법)은 지난해 5월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법정형 벌칙이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5배에 해당하는 벌금'으로 상향됐다. 또 보이스피싱 범죄의 약 64%를 차지하는 '대면편취형' 사기도 포함됐다. 이에 양형위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상의 전기통신금융사기를 사기범죄 양형기준 설정범위에 새롭게 포함하기로 했다.

보험사기 범죄도 사기범죄 양형기준 설정 범위에 새로 포함하기로 했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관련 사건은 2018~2022년 5년간 총 6209건이 선고되면서,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범죄 중 가장 많은 사건을 기록할 정도다.

양형위는 법정형, 구성요건, 보호법익과 죄질 등을 고려하여 현행 양형기준의
유형 분류는 유지하되, 다중 피해 사기의 처벌 강화 필요성을 고려해 현행 양형기준상 ‘조직적 사기’의 권고형량 범위 수정 등을 심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대포통장을 거래와 관련된 '전자금융거래법위반범죄' 양형기준도 손질한다. 범죄 이용 목적 등으로 계좌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보관·전달·유통하는 범죄(제49조 제2항 제5호)를 새롭게 양형기준 설정범위에 포함하되, 유형 분류는 유지할 방침이다.

양형위는 8월 사기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확정하고, 9월엔 전자금융거래법위반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6월엔 동물학대범죄 양형기준 신설과 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할 계획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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