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2035년까지 석탄 발전 폐쇄 합의"…日?독일 긴장

입력 2024-04-30 13:08   수정 2024-04-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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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이 2035년부터 탄소 포집되지 않은 석탄 발전을 전면 금지할 전망이다. 석탄 비중이 높은 독일과 일본은 비상에 걸렸다. 선진국 협의체인 G7이 석탄 발전 퇴출의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면서 전 세계적인 석탄 퇴출 움직임이 빨라질지 주목된다.
○COP28서 못한 역사적인 합의

앤드류 보위 영국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2030년대 상반기에 석탄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7개국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8일부터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G7은 이틀간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회의를 끝낸 후 30일 최종 선언문을 발표할 전망이다. 미국 국무부는 G7 합의문에 대한 논평에 답하지 않았다.

G7이 석탄 발전 퇴출의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위 장관은 "이는 작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도달하지 못한 역사적인 합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COP28 최종 합의문에는 ‘화석연료에 대한 단계적 퇴출(Phase-out)’ 문구 대신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0(넷제로)을 달성하기 위해 화석연료로부터 ‘전환(Transition)’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반발해 '퇴출'이란 단어가 들어가진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시 합의는 국제사회가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는 에너지 전환에 대한 움직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G7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중단 시점을 명시하지 않은 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의 단계적 폐지에 속도를 낸다는 내용이 공동 성명에 담겼다.
○일본 타격 예상…단서 조항 추가될 수도

이번 합의는 G7 가운데 유일하게 석탄 발전 중단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지 않은 일본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올해 10월부터 석탄 발전을 전면 중단한다고 지난 2021년 밝혔고 프랑스는 2027년부터, 이탈리아와 캐나다는 2030년을 목표 시점으로 제시했다. 독일은 2038년까지 모든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할 계획이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자국 내 석탄발전소가 2039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0% 이상 줄이거나 폐쇄해야 한다는 규정을 지난 25일 발표했다.

일본의 석탄 의존도는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일본은 에너지의 39%를 석유, 27%를 석탄, 21%를 천연가스를 통해 공급했다. 2010년 석탄 발전 비중이 23%, 원자력발전 비중이 15%에 달했으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 비중이 급격히 줄었다. 실제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G7 정상회의 당시 의장국인 일본의 반대로 석탄발전 중단 시점을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번 합의문에 일본을 위한 추가 조항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최종 합의에는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기온 1.5℃ 상승 제한’이라는 목표 아래 각국의 탄소중립 경로에 따라 목표 시점을 조정할 수 있는 단서 조항이 추가될 수 있다"며 "이는 일본과 같이 석탄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도 탈(脫)원전 이후 석탄 발전 비중이 급격히 늘려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독일의 석탄 발전 비중은 2020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으나 전면적인 탈원전에 들어간 2020년을 기점으로 반등했다. 2022년 기준 독일의 에너지원별 발전 비율은 석유 33.4%, 천연가스는 24.1%, 석탄이 20.5% 순이다.
○중국·인도·사우디·러시아 움직임 중요

G7이 석탄 발전을 전면 금지하더라도 신흥국이 따라올지는 미지수다. G7은 지난해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의 15.4%를 사용했다. G7 중에서는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의 약 8.5%인 7310억mmcf(백만큐빅피트)를 쓴 미국이 최대 석탄 소비국이다. 독일은 3.0%, 일본은 2.5%로 뒤를 이었다.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각각 1% 미만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석탄 소비국 1, 2위인 중국과 인도가 탄소중립에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달렸다.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들은 값싼 석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060년까지, 인도는 207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산유국의 반발도 예상된다.

CNN은 "이번 G7의 결정은 탄소배출 대국인 중국과 인도 등이 포함된 G20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G20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화석 연료 생산국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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