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수술 중단한 서울대…전공의 대표 "정부가 악마화" 눈물

입력 2024-04-30 14:48   수정 2024-04-30 15:52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고려대의료원 교수들이 일반 환자의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30일 의료 현장은 큰 혼란 없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은 이날 일반 환자의 외래 진료와 수술을 멈추고 국내 의료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긴급 심포지엄 주제는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이었다.

비대위는 심포지엄에서 올해 의료대란 사태의 발생 배경과 시작, 과정 등을 의대생·전공의·교수·국민 등 각각의 관점에서 돌이켜보고 의견을 공유할 방침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심포지엄을 통해 의료대란 사태를 되돌아보고 향후 국민과 의료인, 정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의료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발전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코자 한다"고 심포지엄 개최 취지를 밝혔다.

이밖에도 비대위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재검증하고자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국내에 필요한 의사 수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추계하는 연구 논문을 공모하고 있다.

이날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긴급심포지엄'에 참석해 발표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제라도 정부가 진정한 의미의 의료 개혁을 위해서 전공의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을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의료 정책에 대해 논의할 때 환자 밖에 모드는 의사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수 십년 동안 무너진 정부와 의사 간 신뢰를 쌓아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표는 정부가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들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불통과 독선으로 의료계와의 신뢰관계를 망가뜨리고 있고, 언론을 통해 전공의를 악마화하면서 국민과의 신뢰 관계까지 깨버리고 있다"며 "현 사태가 지속될수록 하루하루 병원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일괄적인 휴진이 아니라,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어서 큰 혼란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평소처럼 진료하시는 분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 산하인 고려대구로병원은 "환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게 도리"라는 병원장의 설득에 따라 휴진 없이 진료를 소화 중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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