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경영 실적과 상관없이 배당 잔치를 벌인 금고가 수두룩했다. 지난해 전국 1288개 새마을금고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94.4% 급감한 86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배당 규모는 이익의 다섯 배가 넘는 4800억원에 달했다. 전국 1288개 새마을금고의 평균 출자배당률은 4.4%였다. 2021년과 비교하면 순이익은 92.3% 줄었지만, 총배당액은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개별 금고 가운데 적자가 났지만 배당금을 지급한 곳도 많았다. 지난해 104억원의 순손실을 낸 경기 A금고는 출자자들에게 배당금으로 7억5000만원(배당률 4.3%)을 지급했다. 이 금고는 지난해 경영실태평가에서 4등급(취약)을 받은 부실 금고였다. 또 다른 경기 B금고는 지난해 15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3억9000만원(배당률 3.9%)을 배당했다. B금고는 자산건전성 4등급을 받아 경영개선권고 조치까지 받은 곳이었다. 경영개선권고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부실 위험 금고에 △배당 제한 △경비 절감 △위험자산 처분 등을 이행하도록 권고하는 조치다.
문제는 새마을금고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뱅크런 위기감이 고조되자 정부가 직접 나서 ‘예금 전액 보호’를 공언하고,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 고위 공직자들은 새마을금고에 수천만원을 예치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새마을금고로부터 부실채권 1조원어치를 매입했다. 그 결과 새마을금고는 작년 상반기 1236억원 적자를 보다가 하반기에만 2000억원 넘게 흑자를 내 연간 8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캠코가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을 사주면서 충당금이 환입돼 실적이 개선된 측면도 있다”며 “정부 지원으로 위기를 넘긴 뒤 배당 잔치를 벌이는 것이 말이 되냐”고 질타했다.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해서 터지는 것은 도덕적 해이와 깊은 연관이 있다. 각 지역 금고가 경영진의 지인이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대출해주는 관행이 대표적이다. 새마을금고 임직원의 횡령·배임·사기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경기 안산갑)의 ‘작업대출’ 의혹도 불거졌다. 대구에 있는 수성새마을금고가 서울 강남 아파트에 사업자 대출을 한 것을 두고 “지역 서민 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이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형교/최한종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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