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지속가능 항공유 대상에 옥수수 에탄올을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제를 받으려면 일반 항공유 대비 온실가스(탄소) 배출을 50% 이상 줄여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 비율에 따라 갤런당 1.25~1.75달러(리터당 458~641원)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옥수수와 같은 식량 작물을 이용해 에탄올을 생산해서 연료로 쓰는 데 대해 환경단체들은 반대하고 있다. 옥수수 수요가 증가해 경작지가 늘어나면 탄소 배출량이 기대만큼 줄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있어 옥수수 재배 농가와 에탄올 관련 업체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프랑스를 제외한 세계 모든 나라는 아직 지속가능 항공유 사용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지속가능 항공유 사용 비율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도 이제부터 사용을 장려하는 단계다. 하지만 향후 지속가능 항공유 사용 비중이 크게 높아지면 미국 항공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국내 정유사에는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은 2022년 기준 일 평균 12만배럴 항공유를 수입했는데 이 중 일 평균 6만4000배럴을 한국에서 사 갔다.
국내 정유사들은 아직 지속가능 항공유 수요가 급증하는 단계는 아니라면서도 상황을 긴밀히 살펴보는 분위기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지속가능 항공유는 생산 비용이 높고 생산량이 적다"며 "당장 항공유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문제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도 "지금 단계에선 영향이 적은 사안"이라며 "다만 관련 시장이 앞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들 기술개발을 통해 미래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따.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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