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현재 살아있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9명을 인터뷰했다. 도대체 그들의 두뇌는 무엇이 다른가를 알기 위해서. 아인슈타인처럼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천재성은 재능의 결과였을까, 순전히 운의 영역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비결이 있었을까.
키팅 교수가 만난 물리학자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전자기력과 약한 핵력이 초기 우주에서 같은 힘이었다는 걸 보여준 셀런 글래쇼, 가설로만 존재하던 제4의 물질을 발견한 칼 위먼 등 하나같이 ‘천재’로 불릴 만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드러내놓고 자신이 천재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들은 쓸모없어 보이는 일들을 집요하게 파헤쳤다. 배리 배리시 박사가 인류 최초로 중력파 검출기를 개발하기까지는 40여 년의 세월이 들었다. 레이저와 진공 기술 등 극도로 섬세한 기술 결합이 필요했다. 아인슈타인도 이를 절대 검출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꾸준히 연구비를 따내고 인식을 제고해온 연구진의 과정은 노벨상 수상만큼이나 값지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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