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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가 재정난에 빠진 국영 전력회사 대만전력공사(TPC)에 1000억대만달러(약 4조2000억원)의 정부 재정을 투입한다. 3일 타이베이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대만 행정원은 2024회계연도 예산안에 이 같은 보조금을 추가 예산으로 편성했다. 추가 예산이 통과되면 올해 대만 정부의 총지출은 2조9500억대만달러(약 124조3700억원)로 늘어난다.
천젠런 행정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지정학 위기 등으로 국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오르고 2022년부터 2년 연속 발전원가가 대폭 높아졌다”며 “국내 물가 안정과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해 원가보다 싼 전기를 공급하며 발생한 누적 적자로 운영 압박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TPC는 2016년 시작된 대만의 탈(脫)원전 정책, 정치권의 전기요금 인상 억제 등의 영향으로 적자가 누적돼 파산 위기에 처했다. 누적 적자는 지난해 말 3826억대만달러에 달한다. 이 회사의 자본총액은 4800억대만달러 수준이다. 적자가 더 쌓이면 자본금이 전액 잠식될 수 있다.
TPC는 지난달부터 전기요금을 평균 11% 인상했다. 전기요금을 가계는 3~10%, 일반 기업은 최근 2년간 전기 소비량 증감에 따라 7~14% 더 내야 한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제조업체 등 전력 다소비 기업의 전기요금은 15~25% 올렸다. 왕전융 TPC 부사장은 “요금 인상과 행정원 보조금, 연료 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100억대만달러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추가 예산이 원안대로 입법원(국회)을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제1야당인 국민당이 예산 동결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입법원은 지난 1일 국민당이 발의한 ‘전기요금 동결법안’을 통과시켰다. 천 원장은 법안 처리와 관련해 “입법부와 행정부가 각자의 경계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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