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대 국회에서 171석을 확보한 거대 야당의 원내사령탑으로 3일 선출됐다. 강성 친명(친이재명)계인 박 의원이 원내 지휘봉을 잡으면서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22대 국회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9개 법안의 재발의를 밀어붙이겠다고 공언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선거엔 박 후보가 단독으로 입후보했다. 앞서 후보로 거론되던 박주민, 서영교, 김민석, 한병도 의원 등이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명계 내에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열린우리당 시절인 2005년 정세균 원내대표 이후 첫 단독 후보 선출 사례다. 박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로 박성준·김용민 의원을 임명했다.
‘찐명’으로 불리는 박찬대 의원은 공인회계사로 근무하다 20대 국회에서 처음 배지를 달았다.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의 수석대변인으로 활동했고, 이 대표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자 ‘러닝메이트’를 자처하며 최고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원내대표 출마 선언 때부터 이 대표와의 ‘투톱’ 체제를 강조하면서 강경 대여 투쟁을 예고해왔다.
박 의원은 이날 정견 발표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들을 개원 즉시 재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양곡관리법을 시작으로 간호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9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박 의원은 또 여당이 반대하고 있는 민생회복지원금과 관련한 추경 협상도 시작하겠다고 했다.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모두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입법부가 마땅한 성과를 못 내고 국민들에게 정치 효능감을 주지 못했다면 성과를 내고 책임을 지는 쪽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법사위와 운영위를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견 발표에서는 “머뭇거리다 실기하는 과거의 민주당과 결별하겠다”며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17개 상임위를 독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의 원내대표 선출로 민주당의 ‘친명 일극 체제’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친명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선인 총회 첫머리 발언에서 “당론으로 어렵게 정한 어떤 법안들도 개인적인 이유로 반대해서 추진이 멈춰버리는 사례를 몇 차례 봤다”며 “그건 정말로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모두가 합의하고 동의한 목표에 대해서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의 양심상 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따라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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